제목 |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구원이 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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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 작성일2017-01-22 | 조회수1,83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구원이 되고"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 (마태오복음 4장 16절) 이라는 표현들이 손에 잡힐 듯이 실감나게 다가오는 시절입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새해는 밝았지만 아직도 우리 마음은 짙은 어둠 속입니다. 수많은 후보들이 열변을 토하며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보여주지만 아직도 우리의 하늘은 짙은 회색빛입니다. 무엇보다도 활짝 꽃피어나야 할 우리 청년들의 얼굴에 깊은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터덜터덜 힘없이 걸어가는 우리 청년들의 뒷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만보고 있자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수많은 노인들의 얼굴에서 보람과 성취의 기쁨보다는 불안과 근심걱정이 더 크게 묻어납니다. 또 얼마나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오늘도 뒤돌아서서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인 우리들에게 오늘 날 예수님은, 그리고 우리 교회는 참 위로와 희망의 큰 빛으로 다가서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인 우리들은 어둠 속에 앉아있는 이웃들에게 빛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얼굴을 30cm 앞 지근거리서 한 10초간 뵌 적이 있습니다. 잡았던 그분 손을 놓지 않고 좀 더 있고 싶었지만 제 뒤에 줄지어선 알현객들, 그리고 매서운 눈초리로 빨리 지나가라고 윽박지르는 의전담당자들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면서 느꼈던 분위기는 그야말로 따뜻하고 정 많은 친 할아버지 그 자체였습니다. 갑자기 제 마음 속에서는 그분 붙들고 오랫동안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할아버지! 요즘 저 엄청 힘들어요. 이러저러한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들로 밤잠을 못잘 정도예요. 제가 어떡하면 되죠? 할아버지께서도 이런 일로 힘드신 적 있으셨나요?” 당시 스쳐지나간 듯이 만나 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얼굴은 제게 한동안 묵상거리였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인자하실 수가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편안하실 수가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빛날 수 있을까? 당시 그분의 존재는 어둠과 의혹으로 가득했던 제게 그야말로 한줄기 밝은 빛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우리가 결핍된 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로 기쁨이 되고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흙부스러기처럼 나약한 존재이지만 성장하고 또 성장하면 누군가에게 생명이 되고 구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이 하루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세상 다 산 사람마냥 울적한 표정 짓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이 아무리 암울하고 슬퍼도 얼굴을 활짝 펴야겠습니다. 우리의 얼굴이 태양처럼 빛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단 몇 사람에게라도 위로와 힘을 주는 작은 빛으로 살아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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