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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전지작업의 중요성)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6 조회수1,466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전지작업의 중요성"

 해외 공동체 방문이나

 국제회의 등으로

여행이 잦은 편입니다.

 자주 다니다 보니 요즘은

요령이 좀 생겼습니다.

짐이 많으면 많을수록

여행이 얼마나

 부담스러워지는지 모릅니다.

짐 부칠 때는 물론,

세관을 통관할 때,

그리고 짐 찾을 때 엄청

신경 쓰이고 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대폭

짐을 줄이고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을 챙길 때 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게 이번 여행에

꼭 필요한 짐인가, 아닌가?’

그러다보니 최종적으로

남게 되는 것은 외투 두벌,

 속내의 두벌, 성무일도,

작은 수첩 한권!

그리고는 끝입니다.

조그마한 배낭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디든

 무사통과입니다.

얼마나 몸과 마음이

홀가분한지 모릅니다.

 복음 선포를 떠나는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권고가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루카복음 10장 3~4절)

 만일 해외여행을 하는

저에게나 복음 선포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있어 짐이 너무

많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어깨에 짊어지면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짐을 직접 들고 다닌다면

그 짐에 신경이 쓰여 여행이나

 복음 선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수 천 만원이 담긴 자루를

 전대 안에 넣어 허리에

묶고 떠난다면 가는 곳 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분들

때문에 어디 여행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는

예수님 말씀이 참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구도자나 복음선포자가

가장 멋있어 보이는 순간은

빈 몸 빈 마음으로 황량한

광야를 향해 혈혈단신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때입니다.

 복음선포자가

보다 본질적인 것,

보다 핵심적인 것,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것에 대한

가차 없는 전지작업은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수행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때로 냉혹할 정도의 끊음과

버림과 자기 비움입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어제의

나와 결별하고 주님과

 함께 하는 복음 선포

여행을 떠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자 먼 길 떠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또 무엇입니까?

복음 때문에 물설고

낯 설은 머나먼 땅으로

순례를 하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가장 무거운

족쇄는 또 무엇입니까?

주님의 복음을 보다

 적극적으로 선포하기 위해

옥에 갇힌 바오로 사도,

그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티모테오와 티토

주교의 영웅적인 덕행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티모테오와 티토 주교의

 삶에서 오늘날 주교님들의

삶을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들의 삶에 있어 영예와

안정된 사목터, 존경과

박수갈채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저 기약 없는 순례길,

고통과 가시밭길로 점철된

십자가 길만이 그들의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직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지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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