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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7 금/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6 조회수1,459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3주 금, 마르 4,26-34(17.1.27)


“씨를 뿌리고 자는 사이에 씨는 자라는데, 그 사람은 모른다.”(마르 4,27)





Seed grows of itself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늘날 고도로 발달한 과학 문명은 삶 전반에 걸쳐 엄청난 편리함과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이 융합하여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저절로 이룰 수 있는 영역들이 급속도로 늘어가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지요. 문제는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인간이 설자리를 잃고, 기계의 힘을 믿고 만사가 절로 이루어진다는 의식을 갖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4,26-32)를 통하여 자신과 함께 이미 도래한 하느님 나라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사정을 알려주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지금은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대단한 위력을 지니며, 수확 때가 돌아오듯이 어김없이 오고야 만다 하십니다(4,29).

주도권이 하느님께 있기에 우리가 참여하지 않고 협력하지 않는다 해도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지고 하느님 나라는 드러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저지르는 불의와 죄악에도 인간의 구원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무관하게 하느님 나라를 실현해나가실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아채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절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요. 이것이 세속화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과 그분의 개입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당신의 자비와 의로움과 선을 당신 뜻대로 실현해나가고자 하십니다. 이것이 그분의 사랑이지요.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주도적으로 이끄시고 인간의 생각에 따라 바뀌지 않으며,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도 실현되어 갈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하느님께서는 어김없이 다가오는 수확의 때를 아는 농부처럼 성장 과정에서 오는 고통을 감수하고 인내하며 기다리실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처지에서든 미약한 나를 씨앗 삼아 하느님 나라의 풍성한 열매를 맺고자 하시는 하느님께 나 자신을 기꺼이 내놓을 줄 알아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위해 대단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려 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동참해야겠지요.

또 세상만사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사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를 벗어나 그분의 은총 없이 이루어지지 않지요. 제 아무리 큰 공적도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하며”(1코린 3,7) 내가 이룬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선과 사랑을 품은 사람들의 도움 없이 절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아 감사하며 교만에 빠지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아울러 나 자신을 포함하여 미소한 이들과 사소한 일상사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나아가 아픔과 고통, 절망의 깊은 늪에서조차도 그 안에서 함께 하시며 놀라운 성장을 이루시는 주님을 믿고 견뎌나갔으면 합니다. 오늘도 '기계화된 자동화'의 잠에서 깨어나 겸손한 마음으로, 땀흘려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데 적극 동참하는 거룩한 노동의 날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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