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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선한 뜻에 맡기면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7 조회수1,392 추천수7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선한 뜻에 맡기면

 

- 윤경재 요셉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르4,26~34)

 

 

 

 

어느 마을에서 농부들이 모여 하느님께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 년만 날씨를 변화시켜 주세요.’

하느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그래, 좋다. 일 년 동안 너희 원하는 대로 날씨를 변화시켜 주마.’

 

그래서 농부들은 자기들의 경험에 따라 때맞춰 하느님께 요구했습니다.

하느님, 지금은 비를 주세요.’

하느님, 지금은 햇빛을 주세요.’

하느님, 지금은 바람을 주세요.’

 

가을이 되어 들판이 누렇게 변하고 추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농부들은 대풍을 기대하며 신이 나서 추수하고 탈곡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막상 탈곡기에 넣어 탈곡을 해보니 알곡이 없었습니다. ‘아니, 하느님, 왜 알곡이 하나도 없습니까?’ 크게 실망한 농부들은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너희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었다. 비를 원할 때는 비를, 햇빛을 원할 때는 햇빛을, 바람을 원할 때는 바람을 주었다. 그런데 너희가 언제 나에게 알곡을 달라고 하였느냐? 너희는 알곡을 달라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농부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의해서 하느님께 이리저리 주문하는 것보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의 선하신 뜻대로 구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선교사가 오지로 나가 친지들이 보내주는 적은 도움만으로 생활했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믿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할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조력자와 선교비가 더 많이 필요했지만, 그를 도와주는 사람은 점점 줄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벌어지는 환경의 차이에 선교사는 정신적 부담으로 밤잠을 설쳤고 마침내는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심해졌습니다. 외로움에 지친 그가 할 일이라고는 성경에 매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요한복음 15장을 읽다가 5절에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순간 밝은 태양이 비추는 것처럼 갑자기 어두웠던 마음이 환하게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주님은 포도나무이시고 나는 가지인데 내가 걱정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주님께서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 주는 나무이므로 가지인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가지인 내가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려고 애쓰고 있다니 어리석었구나. 주님! 이 시간부터는 제 염려와 근심을 주님께 모두 맡기니 책임져주시옵소서.’ 선교사는 하느님 앞에서 자기의 어리석음을 시인하고 회개하며 모든 문제를 주님께 맡겼습니다. 그러자 마음에 평화가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점차 건강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밝고 희망찬 모습으로 살아가니 오히려 기도하는 것마다 응답을 받고 선교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 나라를 가리켜 보이고자 무던히 애쓰셨습니다. 사람들이 알아듣게 온갖 비유와 표징으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가리켜 보이셨습니다. 심지어 당신을 내어놓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지 못했다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귀를 닫아 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씨앗이 자랄 때 알맞게 자라도록 때맞추어 에너지를 부어주십니다. 한꺼번에 부어주어 질식하지 않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만물을 사랑하시는 방법입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귀를 여는 수준에 맞춰 알맞게 은총을 내려 주십니다. 하느님의 판단아래 모든 것이 질서 있게 이루어집니다. 아무리 우리가 귀를 열었다고 우겨도 결국은 연 만큼만 들립니다.

 

비유를 제자들에게만 따로 설명해주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 스스로 몸을 개방하고 스승에게 다가간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넘치는 신비를 오롯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예수께서 자신들 몸 안에 마르지 않는 샘을 터트려주시어 신선한 생명수를 넘치도록 받은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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