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7 조회수1,645 추천수9 반대(0)

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오늘은 의정부에 계신 어머니에게 가려고 합니다. 가족들이 모이면 정겨운 이야기꽃을 피우게 됩니다. 어르신들은 장성한 자녀들을 보면서 흐뭇해하십니다. 저도 이제 직장을 잡고 열심히 사는 조카를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은 자녀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셨기 때문입니다. 마치 씨앗이 땅에 떨어지고,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듯이, 아이들에게 숨어있던 재능과 가능성들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기에 기쁘실 것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이는 누군가 돌보아 주지 않으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생명들은 태어나면서 스스로 걷고, 움직이고, 먹을 것을 찾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오랫동안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배워야합니다. 참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다른 생명과 달리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고, 더 완벽하게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겨자 씨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작은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눈에는 아주 작은 씨앗이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것들이 담겨 있다고 하셨습니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커다란 나무가 나오고, 새들이 쉬어가는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일주일 후면 사제 서품식이 있습니다. 새 사제들은 어쩌면 씨앗과 같습니다. 신자들의 기도와 격려가 함께하면 영성이 자라고,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제2의 그리스도가 될 것입니다. 물론 사제들도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부족한 선배이지만 새 사제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아프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봉성체를 정성껏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본당에 장례가 나면 먼저 빈소를 방문하고 고인을 위한 연도를 해 드리면 좋겠습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잘 듣기만 해도 치유가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꽃은 아름답기 때문에 벌과 나비가 날아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꽃에는 향기가 있기 때문에 벌과 나비가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히브리서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인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내는 쓰지만 그 결과는 달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악의 유혹으로부터 지켜주고, 우리의 신앙생활이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형식과 율법을 뛰어넘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셨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으며,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앙의 충실함이 없는 자유로움은 악의 유혹 앞에 쉽게 넘어가게 마련입니다. 영적인 자유가 없는 엄격함은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도 비난하고, 심판하려고 하기 쉽습니다. 영적인 자유로움이 가득한 엄격함이면 좋겠습니다. 내적으로 신앙에 충실한 자유로움이면 좋겠습니다. 설 연휴입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향 가는 길입니다. 주님의 사랑 듬뿍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