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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8 조회수1,744 추천수10 반대(0)

본당에 있으면서 1년 중에 강론을 하지 않는 날이 두 번 있었습니다. 한번은 연중 제33주일인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 주일에는 사목회장님이 강론을 하시곤 했습니다. 사목회장님은 본당의 재정현황을 이야기해 주셨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본당의 여러 행사들이 잘 마쳐질 수 있음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다른 한 번은 설날입니다. 설날에는 본당의 어르신 중에서 한 분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덕담을 해 주셨습니다. 저도 그날은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고, 보좌신부님과 함께 교우분들에게 세배를 드렸습니다. 세배를 받으시는 교우분들은 무척 좋아하셨고, 저도 교우분들을 더욱 정성껏 모시겠다는 말씀을 드리곤 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저의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분들이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닭의 해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고 하였습니다. 새벽은 군사독재를 끝내고 민주화의 여명이 밝을 것을 의미했습니다. 닭은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하는 사람들을 의미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민주화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닭은 새처럼 자유롭게 날지는 못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제법 높이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올해도 많은 어려움과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하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닭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마태 23, 37) 예수님께서는 닭이 새끼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동양화에서도 엄마 닭을 따라가는 병아리의 모습을 그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가족들을 더욱 사랑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모두 나의 형제, 자매, 부모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만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마태 26, 34)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닭이 울었고, 베드로 사도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닭은 회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서 구원받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원받을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닭의 울음소리를 듣지는 못하겠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한해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난 한해 인생의 그림을 성공적으로 그렸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분들은 지난 한해 시작부터 인생의 그림을 망치고 후회와 번민 속에서 한해를 마쳤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잘 그리던 인생의 그림이 끝에 가서 그만 엉망이 되어버린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들에게 새로운 한해라는 흰색의 도화지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런 하느님의 배려와 따뜻하신 사랑에 감사를 드리면서 새로운 한해 열심히 인생의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사랑이라는 색을 칠하고, 믿음이라는 색을 칠하고, 희망이라는 색을 칠해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에는 남의 탓과 남의 허물을 이야기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할 수 있도록 될 수 있으면 남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신앙생활을 더욱 성실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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