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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30 월/ 단절과 분열의 집에서 나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9 조회수1,468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4주 월, 마르 5,1-20(17.1.30)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5,8)





The healing of the gerasene demoniac






단절과 분열의 집에서 나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이어가기 힘든 여건 한복판으로 찾아가시어 구원의 기쁜소식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찾아가신 게라사인들의 지역은 이방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불결했고, 더러운 영들이 출몰하는 무덤들이 널려 있었으며(5,2-5), 돼지들을 방목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배에서 내리시자마자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절하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5,7) 하고 말합니다. 그는 즉시 그분을 알아보긴 했지만 '괴롭히지 말아 달라'며(5,8) 관계맺기를 거부한 것입니다. 그는 무덤 곧, 폐쇄와 단절과 죽음의 집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은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했습니다(5,5). 쇠사슬과 족쇄를 채워보았지만 그것을 끊어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 없었지요(5,4). 이는 자아가 왜곡되어 분열에 빠진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유다인들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악의 세력에 휘둘려 불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을 초래한 것입니다.

이처럼 더러운 영에 들렸다는 것은 인간의 순수한 본질인 거룩한 영이 악으로 오염되고 뒤틀린 상태를 뜻합니다. 더러운 영에 사로잡히면 폐쇄, 단절, 거짓과 거부, 자아분열과 왜곡, 두려움 등에 빠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자초할 뿐이지요.

더러운 영은 자기 이름을 ‘군대’라고 합니다(5,9). 한 사람 안에 있는 더러운 영의 이름이 군대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여기서 '군대'란 개인으로 보면 극심한 분열과 자기소외를 겪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한편 사회적 맥락으로 보면 군대는 팔래스타인에 주둔하던 로마 군대에 대한 증오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거부하고 자기 몸을 돌로 찧는 사람은 자아분열에 이르고, 사회를 비정상화 하여 고통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을 몰아내주시자 '옷을 입고 제정신을 차리게 된' 그는 그분께 “함께 있게 해달라”(5,18)고 청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해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주신 것을 모두 알리라."(5,19)고 하십니다. 자아회복과 인간다운 사회로 되돌아감은 죄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이며 예수님을 통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우리도 이웃 형제의 거친 마음, 닫힌 마음, 상처받은 마음, 무디고, 분노와 증오로 가득찬 마음 속으로 찾아들어가야겠습니다. 이것이 우리 구원의 길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하느님의 선과 자비의 손길을 거부하고 관계를 단절한 채 무덤에 거처하는 자폐인이나 주검이 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다보시는 하느님을 믿고(히브 11,8), 무덤에서 나와 순수한 영을 회복함으로써 사랑의 집, 정의의 집, 받아들임의 집으로 돌아가 자아를 통합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불평등의 악에 과감히 맞섬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실현해가는 정상적인 사회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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