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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 목/ 축복을 부르는 전인적인 봉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01 조회수1,703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님 봉헌 축일, 루카 2,22-40(17.2.2)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주님께 바쳤다.”(루카 2,22)





The Presentation of Jesus at the Temple






축복을 부르는 전인적인 봉헌

 

예수님의 부모는 정결례를 치르기 위해 당시의 율법에 따라 태어난 지 40일 만에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합니다. 주님께서 가난한 이의 모습으로 봉헌되신 이 날 다 함께 봉헌의 의미를 되새기고 살아냄으로써 하느님의 축복의 집으로 들어가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라틴어 ‘콘세크라씨오’(consecratio)는 우리말로 봉헌, 축성, 축성된 봉헌 등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드러내주는 핵심적인 말입니다. '봉헌’이란 우리를 창조하시고 사랑과 선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응답으로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봉헌은 단순히 좋은 뜻으로 바치거나 건네는 인간적이고 일방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 안에서의 봉헌이지요. 봉헌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분의 뜻대로 되돌리는 거룩한 자기증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봉헌은 철저히 이타적이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행위이며,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한 거룩한 비움입니다.

봉헌은 감사와 찬미의 표현으로서 하느님의 눈길을 사로잡아 그분께서 내 안에 머무시도록 하는 자기로부터의 떠남입니다. 봉헌은 하느님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나 자신이 변형되어 그분을 닮는 거룩하고 복된 존재가 되기 위한 회개 과정이라 할 것입니다.

또한 봉헌은 희생 없이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어떤 것을 포기하고 참아 받는 그 이상으로, 자기 목숨을 온전히 내어주신 예수님의 구원의 희생에 동참하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생명을 내놓고 피를 흘림으로써 궁극적인 해방을 가져다주셨듯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자신을 내주는 것이 참 봉헌입니다.

그런데 봉헌할 것은 세상의 좋은 것, 나의 장점만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시며 목숨을 내어주실 만큼 끔찍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따라서 하느님 안에서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나의 아픔과 고통, 기쁨과 슬픔, 불안과 두려움, 절망과 뉘우침, 인간적 나약함과 모순 등 내 삶의 모든 것을 봉헌해드려야 합니다.

나아가 참 봉헌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하느님의 주도권을 인정해야 하고,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거저 받은 선물임을 깨달을 때,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자발적인 사랑과 희생으로 봉헌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축성’하시어 축복해주시고 당신의 거룩함에 참여시켜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하느님의 축복을 부르고, 그분께서 나와 우리와 이 사회에 대한 축복을 거절하시는 일이 없도록 깨끗하고 순수하게 되어, 올바른 마음으로 제물을 바친다면(말라 3,3)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인류 성화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임을 인식하고 감사드려야겠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기꺼이 희생하고 모든 것을 되돌려드림으로써 그분의 거룩함에 참여하고, 구원의 희생에 자신을 일치시켜 나갔으면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축복을 부르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주님, 저의 모두를 받아주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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