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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우리 교회가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속성)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05 조회수1,481 추천수1 반대(1)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우리 교회가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속성"

 공원을 산책하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날씨도 추운 날,

그것도 늦은 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얼굴을 가만히 살펴보니

다들 청춘남녀에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무슨 행사가 있나?’ 싶어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끝에

겨우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스마트 폰을 코앞에 들이대고

요즘 대세 게임인

 ‘포켓몬 GO’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사람은 저를 비롯해서

어르신 몇 분 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에 완전 매료·몰입되어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게임 개발자의

탁월한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신선하게,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게임을 구성했으면 저리도

많은 젊은이들이 저리도

 포켓몬 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겹고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포켓몬GO

게임을 통해서 잠시나마

고통을 잊는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포켓몬GO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저리도 큰 매력을 발산하고 있고,

수많은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고 있고,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우리 가톨릭 신앙은,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어떠한가?

이 야심한 밤 넓은 공원이

젊은이들로 바글바글한데,

우리 성당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젊은이들을

발견하기 힘든 이 현실이

참으로 서글펐습니다.

 이런 현실 앞에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말씀 한 마디가

더욱 가슴을 찌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해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마태오복음 5장 13~14절)

 오늘 우리 교회를 바라보면

제 맛을 잃어버린 소금 같은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됫박으로 덮어버린

등경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 건가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회의

지나친 폐쇄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순례성,

개방성, 유연성, 연대성...

이런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어떤 성당은 세상과의

경계가 되는 담을 너무 높게

쌓아올렸습니다.

어떤 성당은 마치 대단한 성채,

단단한 철옹성 같아서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어떤 성당은 그 구성원들이

다들 뭐가 그리도 바쁜지

찾아온 나그네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한마디로 교회의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지상의 나그네를 환대하는

집이 교회가 아닐까요?

목말라하는 나그네에게

시원한 물 한잔과 쉼터를

제공하는 곳이 교회가 아닐까요?

세상과의 전투에서 상처 입은

부상병들을 기꺼이 맞아들이는

 야전병원이나 응급실이

 교회가 아닐까요?

 사회적 약자들과 날개가

부러진 사람들과

기가 꺾인 사람들이

 원 없이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는 기쁨과

희망의 에너지 충전소가

교회가 아닐까요?

 우리 모두 고립되고 폐쇄된

 교회에서 빨리

걸어 나와야겠습니다.

더 이상 우리만의 교회,

끼리끼리 교회를

고집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세상의 현실에 무관심했던

지난날을 가슴 쳐야겠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회,

그 누구든 스스럼없이

찾아올 수 있는 열린 교회,

‘산위의 등불’같은

우리 교회가 되어야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좀 더 매력적인

교회로 탈바꿈하기 위한 고

민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돌아오게

 할 수 있겠는지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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