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09 조회수1,838 추천수9 반대(0)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그래야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위기의 순간에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평소에는 5시에 일어나서 기도를 하고 운동을 합니다. 그날은 감기기운도 있고, 서품식 준비 때문에 몸이 피곤했습니다. 기도를 하고, 운동을 하는 대신에 잠시 쉬었습니다. 평소처럼 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그날은 운동이 제 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영화에서입니다. 배가 서서히 침몰할 때입니다. 구명정에 오르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임산부, 어린이, 여성, 남성의 순서였습니다. 사람들은 침착하게 우선순위를 따랐고, 모두 안전하게 구명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제게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일정을 정할 때도 그 원칙을 지키려고 합니다. 성소국의 일이 먼저입니다. 다음에 신학교 강의, 복음화 학교의 일을 하는 편입니다. 다른 본당이나 단체에서 강의를 부탁하면 그 다음에 일정을 정하곤 합니다. 일정을 미리 정하는 성격이라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예외는 있습니다. 교구장님께서 특별한 모임을 정하시면 다른 일정들을 잠시 변경하거나 미루게 됩니다. 중요한 일, 소중한 일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혼인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도 우선순위를 말하곤 합니다. 외모, 재산, 직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성실함입니다. 성실하고, 신앙심이 있고, 건강하면 혼인을 한 후에도 가정을 잘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를 잘못 정하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셨고, 세상을 다스릴 사람을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짝이 없어 외로워 보이는 사람에게 배우자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우선순위를 정하시고 세상을 창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도 이런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읽은 시조가 생각납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재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는구나.’

 

매사에 너무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쓴 시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일은 순풍에 돛달 듯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 먹구름도 오고, 바람도 불고, 폭풍우도 몰아치는 것입니다. 거센 파도가 작은 배를 덮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먹구름 뒤에는 늘 밝은 태양이 있기 마련입니다. 폭풍우가 걷히면 저 멀리 육지가 보이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 여인은 이방인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이방인은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방인의 딸은 치유해 주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의 간절한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의 굳센 믿음을 칭찬하였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방인인 이 여인의 믿음이 유대인들보다 더 강합니다.

 

예수님의 우선순위를 생각합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하고, 가장 굶주리고, 가장 병든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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