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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9."주님~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09 조회수1,585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르 7,24-30(연중 5주 목)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땅에 오셨지만, 유대 지도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병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그분을 구세주로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방인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겐네사렛을 떠나 티로라는 이방인 지역으로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이방인의 한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마치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 마리아께서 예수님의 때를 불러왔듯이, 이제 이 이방인 어머니는 예수님의 구원이 이방인들에게로 번져가게 합니다.

 

이 이방인 어머니는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박절하게 거절하셨습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줄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 7,27)

 

 

 

당시 유대인들이 이방인을 경멸하여 부르던 “개”에 비유된 것이 아니라, 집에서 기르는 애완용 강아지에 비유된 것이지만, 거절당한 것임에는 확실합니다.

 

 

 

참으로 난감한 순간입니다. 우리 역시 때로는 우리의 간청이 거절당하면 참으로 찹찹해지곤 합니다.꼬인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꼬여갈 때는, 하느님의 냉정함이 참으로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단순히 거부당한 것이 아니라 무시당했다고 여겨지고 배신감마저 들면, 상처입고 실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바로 이 순간, 더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합니다. 박절한 냉대와 무시에도 불구하고,오히려 간절하게 청하는 어머니의 겸손과 끈기와 믿음은 참으로 속이 저미도록 눈물겹습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 7,28)

 

 

 

이 어머니는 자신을 “강아지”로 취급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진정, 자신이 자격 없음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비록 강아지 취급을 받는 이방인이지만, 그래서 메시아가 베푸는 구원과 은혜의 식탁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님의 무한한 자비의 부스러기를 입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권리로서의 은혜가 아닌, 오로지 당신 자비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거절당하면서도 주님의 자비를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먼저”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같은 상 아래에서 동시에 먹게 됩니다. 그리하여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처럼, 예수님의 때를 불러옵니다.

 

 

 

그렇습니다. 여인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마태 8,8)라고 고백하는 백인대장처럼, 믿음으로 겸손하게 자비를 청했습니다.마치 ‘아브라함이 희망 없는 데서도 믿어서 민족들의 조상이 되었듯이’(로마 4,18 참조), 여인은 자비 없는 데서도 믿어서 자비를 입었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단지 열매 없는 시련과 인내를 강요하시는 잔인한 시험자가 아닌, 완전한 구원과 은혜를 주시는 자비로운 분이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니, 주님! 거절당하고 무시당했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때가, 부르심의 순간임을 알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이, 당신께서 저를 한 발짝 더 가까이 부르시는 순간임을 알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에, 저의 믿음과 사랑을 더 깊게 끌어당기심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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