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15 조회수1,722 추천수8 반대(0)

우리말에 본다는 표현은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손을 본다.’는 말은 물건을 고치는 경우에 쓰기도하고, 잘못한 사람을 야단치는 경우에도 쓰곤 합니다. ‘맛을 본다.’는 말은 음식의 간이 잘 되었는지 먹어보는 것을 뜻합니다. ‘욕본다.’는 말은 수고한 사람에게 고생했다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지켜본다.’는 말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피겠다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보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고, 손으로 보기도 하고, 입으로 보기도 하고, 마음으로 보기도 하고, 뜻으로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은 사물을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눈은 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사물이라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새로운 빛을 비추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시냇물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됩니다. 시인은 시로 표현 할 것이고, 화가는 그림으로 표현할 것이고, 가수는 노래로 표현할 것이고, 사제는 강론으로 표현할 것입니다. 절망 중에 있는 사람에게 석양은 길 잃은 양처럼 보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석양은 둥지로 돌아가는 새처럼 보일 것입니다.

 

복음서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소경을 치유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듣지 못하는 사람, 말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보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어려움이고 불편함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복음서에서 소경을 치유하는 것이 많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우리가 보기는 하지만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기는 하지만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보고 있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하였고,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편견의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뜻으로 하느님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고정관념의 눈을 깨버렸기 때문에 찾을 수 있고,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내일은 특별히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8주기입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남겨주신 가르침은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분께서 마지막 가는 길에 남겨주신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삶이 신앙인의 태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은 단순히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대가를 바라는 사랑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저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이 참된 사랑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각막기증을 하심으로써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었습니다.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을 지녔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겸손함, 온유함, 약자들에 대한 관심은 그분의 삶이였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하신 많은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께서 남겨주신 가르침은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그것들을 우리의 삶을 통해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을 우리가 진실로 따르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하고, 출세하여서 부자로 사는지를 찾고 보려는 세상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세상입니다. 물론 그렇게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또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믿음의 눈, 희망의 눈,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때, 우리는 참된 진리의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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