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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 수/ 마음을 찢는 참 회개를 시작하며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28 조회수1,297 추천수6 반대(0) 신고




재의 수요일, 마태 6,1-6.16-18(17.3.1)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2코린 6,2)











마음을 찢는 참 회개를 시작하며

 

사순시기의 첫날인 오늘 거행하는 재의 예식은, 죽음을 묵상을 통해 삶의 근원을 생각하고, 회개와 참회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우리는 머리에 재를 받으면서,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창세 3,19) 하는 권고를 듣습니다. '재’는 인생의 무상함과 나약함을 깨닫고, 하느님 앞에서 자기 본모습을 찾으라는 표지입니다.

한마디로 근원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고, 순수한 본래 모습을 회복하라는 회개와 쇄신의 촉구인 셈입니다. 따라서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주님의 자비를 회상하고, 그 자비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알아차리기로 결심해야 할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은 하느님과 나 사이의 거리를 알아차리고, 빛이신 그분과 일치하기 위한 그분을 향해 떠나는 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2코린 6,2) 주님의 사랑과 진리와 정의로부터 멀어진 우리에게, 하느님께로 되돌아갈 ‘사랑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사순시기를 하느님의 은총 속에 시작하면서 진정한 회개를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런데 회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왜냐하면 회개란 그동안 굳어진 습관, 사고의 틀, 왜곡된 신념 등으로 형성된 자아를 완전히 해체하는 ‘죽기 전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세상과 창조질서를 회복하며, 묵은 자신에 죽어 새롭게 태어나며, 인간관계를 성사적 관계로 회복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주님께로 돌아가려면 ‘옷이 아닌 마음을 찢는’(요엘 2,13) 회개를 해야 할 것입니다. 형식적인 예배가 아니라, 진실하고 통렬하며,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하는 회개만이 우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이끌어준다는 것이지요. 회개는 세 가지 면에서 실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먼저 철저히 회개하려면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세상 창조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랑이신 하느님의 손길과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삶이 모든 것이 주님 사랑의 열매이며, 매순간 그 사랑을 숨쉬며 살아감을 인정할 때, 우리는 진정 마음을 찢는 회개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죄를 슬퍼하는 완전한 의식으로 "마음을 다하여"(요엘 2,12) 주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주님 사랑의 빛으로 자신의 어둠을 비추어봐야 합니다. 완전한 사랑이요 선 자체이신 하느님과 비교할 때, 나의 어둠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성찰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빛을 갈망하고 사랑이신 주님을 그리워하게 되겠지요. 흙으로 되돌아갈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면서 하느님께 맡겨드릴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바로 회개이며 자신을 되찾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그리스도의 사절’(2코린 5,20)인 우리는 하느님과 화해하고(5,20), 하느님의 은총 안에 머물러야겠습니다(6,1). 나를 둘러싸고 있는 거짓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헛된 욕구와 갈망을 정화하며,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웃과 화해하고 정의를 실천하도록 힘써야겠지요.

또한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 존재로 하느님을 모시기 위해 단식하고,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갈림없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소외되고 버림받고 억압받는 이들 편에 서는 자비를 행함으로써(마르 6,1-18 참조) 회개의 은총을 놓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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