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작은 고통으로 더 큰 기쁨을 /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3 조회수1,028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이 사순에는 제대 장식, 성가도 침울하여 마치 상갓집 같다. 자신의 신앙생활에 밑줄을 긋고 주목하라는 거다. 죄와 죽음에 대한 성찰과 묵상수행의 기간이다. 기도, 단식은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진지성을 묻고 결함을 채우는 수행일 게다. 사실 신앙생활은 현실과 미래, 개인과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자 함이다. 그러기에 지금 행복하다면 신앙생활이 나름으로 실현되었으니, 굳이 단식할 필요까지야 어디 있으랴.

 

절제는 희생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많은 이가 단식을 했단다. 이스라엘 역시 민족의 회개가 요구될 때는 늘 단식을 했다. 이슬람의 라마단은 한 달 동안이나 단식한다. 그들은 해가 있는 낮시간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 여행자나 환자의 경우는 제외되지만 그들도 나중에는 빠진 날수만큼 보충해야 한단다. 참으로 지독한 단식이다.

 

사실 단식은 언제나 하늘의 기운을 얻는 것이었다. 또한 주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수단이었다. 그렇지만 이는 절제 없이 본능이 조절되지 않으리라. 그래서 단식의 그 근본은 절제의 훈련이리라. 왜 단식하는지를 예수님은 당신 때문이라고 분명히 알리셨다. 당신 수난에 동참하고자 단식하란다. 우리도 매일매일 당신 십자가를 지란다. 회개와 단식의 속죄와 보속으로 은혜로운 은총을 위해 당신 수난과 함께하게 하셨다.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온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마태 9,14-15 참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혼인 잔치는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의 일치이다. 의로우신 그분과 죄인이었던 우리가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바로 이러한 일치를 이루게 하셨다. 우리가 그분과 일치하지 못한 채 죄인으로 남는다면, 잔치는 깨어진다. 우리로 말미암아 신랑을 빼앗기는것이다. 죄인인 우리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고자 단식으로 자신을 정화해야만 한다. 예수님을 통해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 힘없는 이와 권력을 가진 이가 일치를 이룬다. 이것이 또 하나의 혼인 잔치일 게다.

 

이는 예수님께서 스스로 가난한 이가 되셨고, 십자가를 지신 채 도살당하는 어린양처럼 힘없는 분이 되셨기에 가능했다. 그러니 가난한 이들, 힘없는 이들이 부유하고 힘 있는 이들에게서 소외된다면, 그것이 바로 신랑을 빼앗기는상황이다. 그래서 굶주리는 이들이 늘어 가고 병자들이 내버려지며, 힘없는 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거다. 이러기에 절제와 극기로 형제애를 실천할 단식을 하라는 하나의 표징이란다.

 

사실 바리사이는 단식을 엄격히 지켰다. 그 이유는 예루살렘 성전이 적군에게 불타 버린 것을 기억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당한 이 국가적 재앙과 수모를 비통해 하면서 단식을 했다. 어쩜 이를 슬퍼하며 애통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게다. 우리도 가끔 신앙생활이 즐겁지 않다면 그 이유를 기도와 절제로 돌아봐야만 하리라.

 

사실 일상에서 실천하는 단식은 작은 발걸음일 따름일 게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진심과 이웃을 염려하는 애덕에서 우러나온 단식은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을 기꺼워하고 즐길 수 있도록 우리를 조금씩 변화시키리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정녕 단식의 기쁨이이야말로 단식을 수행하는 궁극적 목적임을 잊지 결코 잊지를 말자.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예수님과 함께 기쁘게 지려는 지혜를 청하자.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가 십자가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리라. 그래서 사도들처럼 신랑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음을 기뻐하며, 이 사순을 무겁게만 지내지 않기를! 그래서 작은 고통으로 더 큰 기쁨을 꼭 얻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단식,혼인 잔치,신랑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