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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3 조회수2,059 추천수10 반대(0)

철학자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용이 없는 사상은 공허하며, 개념이 없는 직관은 맹목이다.” 본당 사목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따뜻함이 없는 원칙은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원칙이 무시되는 따뜻함은 혼란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사제들은 원칙을 이야기해야 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사목을 해야 합니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편견을 버리고,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해야 합니다. 사제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사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먼저 만나야 합니다. 교회의 가르침, 교회의 문헌들을 자주 읽어야 합니다. 정확히 알아야 바른 원칙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항상 감사해야 합니다. 언제나 기뻐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여러분도 자비로워야 합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누가 지금 강도 맞은 사람의 이웃입니까? 율법학자는 이야기 합니다.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오. 따뜻한 마음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말씀은 루가복음 15장의 돌아온 아들입니다. 사제는 언제나 돌아온 아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닮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소국에 있으면서 때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지성, 영성, 투신, 사목에 대한 비전을 가진 젊은이들을 선발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아무나 선발한다면 젊은이에게도, 교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원칙만 고수하면서 선발한다면 젊은이들의 내면에 있는 가능성을 놓칠 수 있을 것입니다. 실무자인 신부님과 수녀님은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편이고, 저는 가능성을 보려는 편입니다. 최종 결정은 원칙을 적용하는 편입니다. 원칙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식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식별의 과정에 때로 위로가 오기도 하고, 고독이 오기도 합니다. 위로가 온다고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은 아닙니다. 고독이 온다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식별에는 두 개의 날개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과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확고한 의지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원칙과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그릇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그릇에 무엇을 채우는가!’입니다. 나의 몸을 채우는 것이 사랑, 자비, 희생, 나눔이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는 단식은 맹목적이며, 실천이 없는 사랑 또한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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