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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304 -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복음 묵상 - 이회진 빈첸시오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4 조회수1,49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7
03 04 () 가해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58,9-14
루카복음 5,27-32


이회진 빈첸시오 신부님


<
병든 이들에게 필요한 예수님 >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전문가들을 쫓아다니며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합니다. 어떻게 기도하는지를 배우고 싶을 때는 기도를 잘 하는 신자나 사제에게 가거나, 영성(피정) 지도자를 불러 강의를 듣습니다. 성서를 배우고 싶을 때는 성서학자에게 가 도움을 청하거나 배웁니다. 생활하는 일상 속에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 분별하기 위해서 혹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사제를 찾아 면담을 하거나 고해성사를 청합니다.

이렇게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신앙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어느 날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신앙에 대해 전문가가 되면 하느님께서 나를 어여삐 여기실까?” 하고 말입니다.

신앙을 살아가는 우리는 실제 하느님과의 관계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라면 청할 수도 있고, 이야기를 나누려면 나눌 수도 있으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도 하고, 사랑의 하느님께 죄의 용서를 청할 줄도 압니다. 때로는 선행에 힘쓰고 때로는 다른 이를 용서하고 이해할 줄도 압니다.

그러면서도 신앙생활을 하는 나 자신을 생각하면 마음이 완전히 편치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내가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기를 바라고 계신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눈을 들어 하느님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말로야 늘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하고 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시는 그분의 눈을 마주하며 살겠다고 말하고 다니기는 하지만, 하느님의 시선이 느껴질 때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리고 맙니다.

두려운 것이죠. 하느님과 눈이 마주쳤다가 혹시나 내가 미처 뉘우치지 않은 죄라도 들춰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 혹시나 내가 마음속에 숨겨 놓고 있는 죄라도 들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는 하느님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며 얼토당토 않는 명령을 내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여 하느님과 눈을 맞춘다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이든 간에 하느님께서는 내게 바라는 것이 없을 리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신앙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에게서 기도에 대해 배우고, 성서에 대해 배우고, 죄에 대해 배웁니다. 주님과 눈을 마주치고 앉아 있기 보다는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있죠.

그러다 어느 날 어쩌다 혹은 용기를 내어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그때 주님은 “너는 세리다. 남의 돈을 갈취하고 상처 주는 죽일 놈이다.” 라고 말씀하시리라 생각했는데, 주님께서는 어떤 꾸지람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네가 착취한 돈을 모두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 하는 요구도 하지도 않습니다.

그분은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다만 우리를 바라보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 고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 나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하기보다 마음을 들어 잠시 주님과 눈을 맞추고 앉아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픈 사람들은 의사를 찾습니다. 아프기 때문이죠.

어디가 아픈 지 찾아다니고, 어떻게 아픈 곳을 치료할지 방법을 찾아다니며 의사(전문가)가 되려 하기 전에 먼저 주님의 눈을 바라보며 잠시 앉아 있어 보는 것도 좋은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그때는 자신이 주님의 사랑이 필요한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될테니까요.

전문가가 되지 않아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먼저 가만히 주님의 눈을 들여다 보는 하루였으면 합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멘.


이회진 빈첸시오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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