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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5 주일/ 내 인생의 에덴동산을 가꾸는 자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4 조회수1,615 추천수5 반대(0) 신고




가해 사순 1주일 창세 2,7-9.3,1-7; 로마 5,12-19; 마태 4,1-11(17.3.5)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마태 4,1)





The Temptation of Jesus Christ






내 인생의 에덴동산을 가꾸는 자세

 

우리는 오늘 제1독서의 인간 창조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초대받습니다. 인간은 죽어 한 줌의 흙이 되고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따라서 우리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를 거부할 때 죽음과 같은 삶이 지속될 뿐이지요.

한편 인간은 하느님의 생명을 받은 흙이요, 생명으로 불림을 받은 흙이기에 고귀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숨결과 마음, 생명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인간은 흙에 지나지 않지만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아차리도록 해주기에 존엄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생명을 품고 있는 살아 있는 흙이기에 서로를 하느님을 대하듯이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고귀하고 존엄한 존재인 인간이 하느님의 생명을 거부하고 죄의 어둠에 떨어지는 인간상을 보여줍니다(창세 2,7-9; 3,1-7).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 하느님에게서 나온 이가 하느님과 같이 되고 싶어 그 근본을 망각하고 부정하는 교만,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자기 것을 챙기려는 이기심이 가장 근원적인 죄입니다.

교만에 빠진 사람은 하느님처럼 영원히 죽지 않고,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선과 악의 구별을 자신이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내려주시는 주님”(마태 5,45)을 무시하고 선악을 구분하려 드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입니다. 선악의 구별은 서로 편을 가르고, 싫음과 좋음에 따라 달리 대하며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켜 사랑과 평화를 사라지게 할 뿐입니다.

에덴 동산은 지금 발을 딛고 살아가는 내 삶의 현실 한복판입니다. 그곳은 일상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나를 태초의 고귀한 존재로 부르시는 빛의 자리요, 하느님이 되려고 몸부림치고 갈등하고 넘어지는 어둠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 지점은 그래서 은총과 생명의 계기요, 회개를 시작해야 할 내 인생의 변곡점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겪으신 유혹들을 전하면서(4,1-11) 하느님을 향한 참 신앙의 길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유혹은 돌을 빵으로 변하게 하라는 것, 곧 하느님을 내 생각 안에 가두고 영적 능력을 현세 재물을 얻는데 사용하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유혹은 성벽에서 뛰어내리라는 것으로, 하느님을 떠보고 자신을 드러내려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하느님 보다 물질과 권력을 중요시 하며 섬기라는 것입니다.

유혹과 시련과 고통의 바다 한복판 내 인생의 사순절을 사는 우리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권력과 재물과 명예욕의 유혹을 단호히 뿌리쳐야겠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겸손하게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미미한 흙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생명의 숨결을 받아 그 생명을 살아야 할 고귀한 존재임을 자각하며,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아름다운 우리가 되도록 내 영혼을 가지런히 챙겨야겠지요.

정치권력의 부패나 종교적 타락과 이단의 발생의 뿌리에는 하느님이 되려 하는 교만과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과 명예의 우상을 버버리고, 하느님을 떠보거나(4,7) 내 힘과 생각으로 충분하고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는 교만을 떨쳐버려야겠습니다. 바로 그때 내 인생의 에덴 동산에 참 행복의 꽃이 피고, 내 인생의 사순절이 진정 복되고 아름다운 십자가로 바뀌지 않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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