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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심을 잃지 말아야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5 조회수1,68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 윤경재 요셉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마태4,1~11)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바다의 여신 사이렌의 유혹을 받습니다.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근처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소용돌이치는 격랑에 침몰시켰고 숫한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런 경고를 들은 오디세우스는 부하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봉하여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못 듣게 막았고, 그는 자신의 몸을 돛에 묶은 채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목소리를 듣고 밧줄을 풀어달라고 애원하더라도 절대로 명령에 따르지 말 것을 부탁하여 그 유혹에서 견뎌냈습니다.

 

호메로스가 사이렌 신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군주가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도덕적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하며,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처음에는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여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제 몸을 도덕적 기둥에 묶지만, 시간이 지나면 초심을 잃고 부하들에게 밧줄을 풀어달라고 애원하거나 명령한다는 것입니다. 호메로스는 이 서사시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밝히고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지 알아서 미리 준비하라는 뜻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인격은 처음부터 완전할 수 없습니다. 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간의 인격은 성장해야 하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조화나 균형이라는 말을 쓸 수 없습니다. 인생은 고정된 라디오가 아닙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변화되는 주파수를 찾아서 다이얼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제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자기마땅히 되어야 하는 자기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갈등하게 되고 때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라는 유혹을 겪게 됩니다. 유혹은 옳은 방향을 잃고 헤매게 만드는 내적, 외적 힘입니다. 하느님으로 향하는 마음을 주저하게 만들고 하느님으로부터 어긋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유혹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 긴장은 죽기까지 해소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육신의 조건을 지니고 강생하신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랬기에 예수님도 유혹을 받으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악마를 처음 만난 곳은 광야였습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악마와 싸우셨습니다.

 

악마의 이름은 세 가지였습니다. 빵과 권력, 그리고 신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 악마의 도전을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게는 할 수 있습니다. 유혹을 벗어나는 길은 언제나 하느님께로 방향을 잡음으로써 해결된다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오늘 복음은 말합니다.

 

우리 안에는 올바른 방향을 깨달을 수 있는 내적 힘이 있습니다. 아무리 외부 환경이 예측 못할 만큼 급변한다하여도 여전히 창조적으로 헤쳐 나갈 힘이 있습니다. 고아로 자랐던가, 부모에게서 학대받으며 자랐어도 얼마든지 쾌활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갑작스런 실업의 두려움과 질병, 사고, 사업실패, 이혼 등등 곤란 속에서도 여전히 힘을 내고 밝게 지낼 수 있습니다.

 

신경증이나 정신증과 같이 인격적인 장애로 고생하는 사람의 특징은 외부로 탓을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생활환경과 주위 인물에게 비난을 퍼붓습니다. 그런 성향을 심리학자들은 투사, 전이, 퇴행, 고착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결국 유혹에 진 사람들이 핑계를 대는 것입니다. 악마의 유혹은 자신의 내부에서 올라옵니다. 욕망과 집착과 고집이란 이름으로 우리를 좌지우지 하려고 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들은 그 모든 유혹과 장애가 자기 안에서 솟아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유혹들을 자기 내부에서 극복하려 하고, 또 초월하는 힘을 자신 안에서 찾아낸다고 합니다. 일반사람들은 그런 힘을 양심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성령의 도움이라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우리 안에 그런 힘을 지녔다는 것에 감사하여야 합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현존하시며 우리를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는 힘입니다. 용기를 북돋우며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돌보아 주는 힘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우리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2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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