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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6 월/ 거룩함의 소명을 사는 두 가지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5 조회수1,323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순 1주 월, 마태 25,31-46(17.3.6)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자 되어라.”(레위 19,2)





The Judgment of the Nations






거룩함의 소명을 사는 두 가지 길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 하십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온 인간은 그분의 거룩함에 참여하고, 그 거룩함을 살도록 부름 받았다는 말씀입니다. 거룩함을 산다는 것은, 사랑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살고, 선 자체이신 주님의 선을 실행하며, 정의이신 주님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 백성은 누구나 이 성화(聖化) 성소에로 불림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함’에 참여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생명이요 자비이며 선이요 의로움 자체이신, 하느님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오늘 제1독서 레위기는 거룩함이 거룩한 관계나 종교의식에 관한 규정들이 아니라, 이웃 사랑의 소극적 실천에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곧 거룩함의 사회적 차원을 강조한 것입니다.

따라서 거룩한 사람이 되려면, 우리에게 다가와 사랑을 보여주시고, 온갖 구속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레위기는 이웃사랑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19,18) 합니다. 도둑질, 사기, 거짓 맹세, 억압, 강탈, 귀먹은 이와 눈먼 이에게 해코지 하는 일, 불의, 반생명적 행위, 미움, 복수 등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레위 19,11-17).

이렇듯 거룩함의 소명은 관계 속에서 실천되고 드러나야 합니다. 거룩하신 하느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거룩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만나는 거룩함은,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거룩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선과 지혜와 정의를 보존하고 훼손하지 않는 것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거룩함으로 가는 지름길은 이웃사랑의 실천 밖에는 없습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레위기와는 달리 적극적인 사랑 실천을 통해 거룩해질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남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복음을 전하면서도 멸시를 받았던 보잘것없는 제자들과 같은,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거룩해진다 하십니다.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며, 나그네를 따뜻이 맞아들이고, 헐벗은 이에게 입을 것을 주며, 병든 이를 돌보아 주고, 감옥에 갇힌 이를 찾아가는 사랑 실천으로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사랑의 관계를 맺고 하느님의 자비를 나누며, 더불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거룩함의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거룩한 사순절에 우리 모두 거룩한 사람이 되라는 부르심에, 깨어 응답하는 복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말씀들의 가르침처럼, 소극적으로는 이웃을 해치는 언행을 삼가고, 다른 한편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겠지요.

사랑 실천 없는 거짓 거룩함의 잠에서 깨어날 때입니다.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덕을 쌓거나 마음의 평화를 체험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적 차원을 지니는 까닭입니다. 이 땅에서 끝을 모르고 민낯을 드러내는 거짓과 불의와 부패의 정점을 봅니다. 그 한복판에서 사랑과 정의와 공평과 공동선이 회복되도록, 다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아 투신하며 거룩함의 소명에 충실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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