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08 조회수2,562 추천수13 반대(0)

매일 출근을 하면서 명동 성당 마당을 지나갑니다. 명동 성당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서, 성당 마당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관광객도 있을 것이고, 순례를 오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언덕 위에 위치한 명동 성당은 아름답고, 둘러 볼 곳도 많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면 중간쯤에 성모 동산이 있습니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성인들의 유해가 모셔진 지하성당이 있습니다. 성당 뒷마당에도 성모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기도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본 성전도 아름답습니다. 제단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봄이 오면 명동 성당은 각종 문화행사를 준비할 것입니다. 작년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있었습니다.

 

명동 성당의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지치고 외로운 사람, 억울한 사람, 불의에 항거한 사람, 부당한 폭력을 피해서 도망친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지금은 거리의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자유롭게 이야기하지만 예전에는 명동 성당이 피난처와 같았습니다. 어둠 속의 등불이었고, 독재 권력에 맞서는 사람들이 의지하는 곳이었습니다. 그것은 명동 성당이 만들어 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찾아왔고, 명동 성당은 받아 주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 젊은이들을 잡아가기 전에 먼저 나를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 뒤에 사제들이 있고, 수도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잡아가시오!’

 

어릴 때 읽은 동화입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저씨의 집으로 놀러갔습니다. 마당이 넓었고, 과일나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노는 것이 귀찮아진 아저씨는 담을 높게 쌓았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으로 올 수 없었고, 조용해졌지만 마당은 어찌된 일인지 늘 추운 바람이 불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아저씨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이가 울타리 틈새로 들어왔고, 아이를 받아들였더니, 마당은 또 꽃이 피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은 귀찮은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봄을 알리는 천사와 같았습니다. 아저씨는 울타리를 헐어버렸고, 아이들은 다시금 마당에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기억이 맞는지 잘은 모르지만 제게는 무척이나 인상 깊은 이야기였습니다.

 

사제를 2의 그리스도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론 세례를 받은 분들도 2의 그리스도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우리들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느끼면 좋겠습니다. 명동 성당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표징이 되었듯이, 우리들의 말과 행동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표징이 되면 좋겠습니다.

 

요나는 물고기의 뱃속에서 이렇게 기도를 하였습니다.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을 해 주셨습니다. 저승의 배 속에서 제가 부르짖었더니, 당신께서 저의 소리를 들어 주셨습니다. 저는 감사 기도와 함께 당신께 희생 제물을 바치고 제가 서원한 것을 지키렵니다. 구원은 주님의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 모두가 회개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니느웨의 백성들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고,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순시기를 지내는 것은 니느웨 백성들처럼 우리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도 이방인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했던 요나처럼 하느님의 뜻을 우리의 이웃에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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