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가련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주님)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10 조회수1,527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가련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주님"

 회의 차 머나먼 타국에 와서

조마조마·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조국의

운명을 바라봅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지금

수많은 외국인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한국에서 왔다니

틈만 나면 묻습니다.

헌재의 최종 결정 여부,

사드 배치 문제,

북한의 동태에 대해...

 어떡하다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백척간두에

내몰렸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특히 나라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 아무 것도 한 일 없는

제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크게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더 이상 우리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도록,

더 이상 우리가

비참해지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기도합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니 참으로

 슬프고 가련한 우리 민족입니다.

 틈만 나면 이리 내몰리고

저리 내몰렸습니다.

슬프게도 이리 찢겨지고

저리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사실 우리 동포들이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족들과 둘러앉아

평화롭게 삼시새끼 거르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에게는

 그 최소한의 권리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머나먼 남국(南國)에서 그 옛날

에제키엘 예언자의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를 올립니다.

 “가련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주님,

벼랑 끝에서 바치는 저희 동포들의

간절한 기도를 굽어 들어주십시오.

그 옛날 이스라엘 못지않게 참으로

 슬프고 혹독한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백성들의 인도자라는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가 있습니까?

착한 목자라는 자들이 어떻게

이다지도 양떼들을 끝도 없는

곤경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습니까?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 옛날 이스라엘의 현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습니다.

지도자들은 권력을 남용하여

가난한 백성들의 재산을

마음껏 갈취했습니다.

사제들은 율법을 짓밟고 성전에

바쳐진 예물을 더럽혔습니다.

예언자들은 점쟁이나 마술쟁이로

타락했습니다.

백성들은 부모를 홀대했으며

이방인들, 과부와 고아들의

고통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이 비참한

유배생활이 종지부를 찍을 것이며,

산산이 파괴된 대한민국이

화려하게 재건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 모든 백성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할 것입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다시 한 번 우

리 백성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으실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신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님께서

시의 적절하게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셨습니다.

한국 천주교 안에도 엄연히

다양한 의견과 노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호소문을

발표하신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큰 박수를 보냅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동시에 큰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우리 국민은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과 갈등에 직면하였으며,

민심으로 위장하여 사법 근간을

 흔드는 부끄러운 폭력의 민낯도

 목격했습니다.

숱한 희생을 치르며 쌓아온

 민주주의의 가치를 농락하는

악의 기운에 맞서 꿋꿋이 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헌법재판소의 노고와

용기에 지지를 표명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헌법재판소가

 법치주의의 건재를 입증하는

공정한 판결로 법치주의 실현과

민주주의의 도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국정농단 청문회와

헌법재판소의 재판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느낀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꼭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나쁜 일만은

아니구나 하는 체험입니다.

치졸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압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의 안위와 미래만을 생각하며

목숨 바쳐 진리를 증언하신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유치하기가 하늘을 찌르고

안하무인도 그런 안하무인이 없는

 뻔뻔스런 사람들의 폭언 앞에서도

조금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신 판관님들의 의연한 모습에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그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대한민국을

완전히 저버리지는 않으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김희중 대주교님 말씀대로

 “거짓 평화와 화해의 음모가

명명백백 밝히 드러내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진정한

평화의 나라가 오기를 기도합니다.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고

정의와 평화를 건설하려는 식탁에

함께 앉아 진정한 일치와 화해를

위해 노력하기를 촉구합니다.”

 오늘 밤 주님께서

우리 민족들에게

 주실 메시지는 다른 것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당신의 본심, 당신의 간절한

마음을 우리 백성들에게

건네실 것입니다.

“내가 너의 무덤을 열고,

그 무덤에서 너희를

끌어올리겠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너의 안에

내 영을 넣어주어

너희를 살릴 것이다.

내가 너희를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에제키엘 예언서 37장 13~14절)

 예제키엘 예언자는 주님의

현존이 거룩하고 화려한

예루살렘 성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한 유배지

바빌로니아에도 지속된다는 것을

 반복해서 선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이 고통스럽고

불만족스러운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분명히 주님께서는

현존하고 계실 것입니다.

죄와 불행과 절망 속에서도

부단히 희망하고 인내하며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간절히

바라시는 바일 것입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굽어보소서.

벼랑 끝에서 바치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저희 백성을 저 사악한 악의

무리로부터 구해주십시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