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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1 토/ 울타리 없는 넉넉하고 온전한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10 조회수1,688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1주 토, 마태 5,43-48(17.3.11)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마태 5,46)





Love Your Enemies






울타리 없는 넉넉하고 온전한 사랑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5,48) 하십니다. 앞의 말씀을 보면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것은 흠도 티도 없는 완벽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것은 온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온전한 사랑은 울타리 없는 사랑입니다. 보이는 것을 좇기 십상인 우리는 좋음과 싫음, 선과 악, 사랑하는 사람과 원수, 동족과 이민족,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별하고 그에 따라 달리 사랑합니다.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사랑의 농도나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분별심의 울타리를 넘지 못한 우물안 개구리식 사랑에 길들여진 우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차별과 울타리를 넘어서라 하십니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 뿐 아니라 나를 싫어하거나 내가 미워하고 배척하는 사람까지도 사랑하라 하십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나 살인죄를 저지를 사람들, 각종 경제범죄와 지능범죄, 사이버 범죄를 통해 수많은 피해를 준 범죄자들도 사랑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 5,45)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 해도 자비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무조건 사랑하지는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정의가 실현된 그 열매로 주시는 자비이지요. 죄의 인정 없는 자비와 용서는 없는 법입니다(자비의 얼굴 7항).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두를 차별 없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나 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받는 것은 그들의 죄 인정과 회개에 달려 있으니, 우리는 그들의 회개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제1독서에서는 모세가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신명 26,16)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의 소유가 되었으니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느님 자비의 뜻을 실행하고, 생명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의 길입니다.

완전함은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느님과 일치할 때 완전하신 그분께서 우리를 충만케 해주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완벽이 아니라 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도 이웃을 사랑하는 것도 적당히 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절름발이’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마음의 문을 열고, 온전한 사랑을 가로막는 울타리를 과감히 허물고 모두를 받아들이고 차별 없이 사랑하는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죄로 인해 증폭된 우리 사회의 부패와 혼란, 불의의 팽배, 미움과 폭력, 거짓 평화를 극복하는 것은, 정의의 바탕 위에서 온 존재를 던져 사랑하는 길밖에 없겠지요. 울타리 없는 넉넉한 사랑으로 온전함을 갈망하는 오늘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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