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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태오 복음서를 여는 열쇠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12 조회수1,116 추천수8 반대(0) 신고

 

마태오 복음서를 여는 열쇠

 

- 윤경재 요셉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7,1~9)

 

 

 

예수께서 변모하시는 이야기는 세 공관복음서에 모두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마태오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신학 정신을 담으려 곳곳에 문을 여는 열쇠가 되는 단어를 심어 놓았습니다. 그 열쇠를 찾아보는 것도 복음서를 묵상하는 맛을 들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단어와 구절들은 마태오복음서의 비밀을 여는 열쇠입니다. 간단한 방법은 세 공관복음서를 나란히 펼쳐놓고 비교하여 마태오복음서에만 나오는 단어를 찾는 것입니다.

 

엿새 뒤는 탈출기24,16주님의 영광이 시나이 산에 자리 잡고,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었다.”는 것을 뜻하며 이렛날에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능동적으로 스스로(autos) 오르셨습니다. 성경에는 생략되었지만, 그리스어 성경에는 스스로(autos)’라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높은 산은 마태오4,8절에도 나옵니다. 악마가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며 예수를 유혹하려 들었던 곳입니다.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시자 이제는 자유롭게 그 높은 산에 오르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로 데리고는 그리스어로 카타 이디오스(kata idios)’인데 이 말은 개인의 마음 안으로란 뜻입니다. 즉 예수님 영의 세계로 데리고 들어가셨다는 뜻입니다.

 

오르셨다의 그리스 동사의 본래 뉘앙스는 그들을 짊어지고 올려놓으셨다.’입니다. 결국 세 제자는 힘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그냥 산에 오른 게 됩니다.

 

변모는 영성적 변화로 영광을 입었다는 뜻입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13,43)

 

제가 초막 셋을 지어는 마치 베드로가 초막절에 주인으로서 손님을 초대하는 것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몰이해와 착각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는 인간의 생각과 하느님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고, 인간의 실수를 덮어주시는 하느님을 뜻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마태오 저자만이 예수님 세례 때 하느님 말씀을 그대로 전하여 세례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는 마태오복음서에만 나타나는 구절로 치유와 관계회복을 나타냅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는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만이 사용하시는 말씀입니다. 이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성자로서 활동하실 것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처럼 마태오 저자는 자신이 전해 받은 자료에 성령의 감응을 받아 예수님을 구약의 예언과 연결하여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또한 능동적으로 앞장서서 제자들을 이끄시고 감싸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나타내려고 하였습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은 열두 제자의 대표로서 그들이 훌륭하고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숫자 3과 상응하는 의미로 선택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태오저자는 변모 사건을 유혹의 장소, 즉 인간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그 유혹의 장소에서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짊어지고 계심을 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정신을 대표하는 베드로는 자신의 선의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선의가 하느님의 뜻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선의를 덮어주십니다.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의 언행을 우리도 체화하는 것입니다. 힘이 들어 포기하고 낙망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오시어 상처 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며 용기를 북돋아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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