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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작성자김리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12 조회수1,08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7년 가해 사순 제2주일


<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


복음: 마태오 17,1-9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가 주연한 인사이더란 영화는 진실할 것인가 진실을 숨기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추적 60PD 알 파치노는 세상 비리를 고발하는데 거침이 없는 언론인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대기업 담배 회사 내부 자료를 보내오고 전문적인 내용을 해석해 줄 사람으로 러셀 크로우를 소개받습니다. 그는 대기업 담배회사에서 막 해고당한 연구원이기는 하지만 회사가 가족들을 부양할 돈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담배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알 파치노가 회사의 갖은 협박과 질타를 굳건히 막아내 주고 러셀 크로우를 설득합니다. 그 또한 이 정보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지하고서는 대기업을 고발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사람이 거짓을 말하게 하는 대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다른 보상을 해 주면 됩니다. 사람은 항상 더 큰 행복을 선택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 좋아하는 것들이 많게 되면 그만큼 그것을 위해 자신과 이웃을 배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요즘 가장 핫 한 뉴스는 뭐니 뭐니 해도 대통령의 탄핵일 것입니다. 그리고 탄핵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최순실씨를 너무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믿어서 공권력을 남용하면서까지 국가 기밀을 맡기는가 하면 재벌의 돈을 모아주기도 하였습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믿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믿었던 것이 이 화근을 불러온 결정적 이유가 되었던 것입니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약점이었습니다. 그를 선택하다보니 다른 정작 중요한 것들은 덜 중요하게 여겨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믿어야 할 사람,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이는 사람이 어떤 때 나를 배신하게 될 것인가를 알면 될 것입니다. 몇 년 전 개봉했던 영화 도둑들에서는 도둑들끼리 뭉쳐서 어떤 것을 훔쳐내는 내용이 나옵니다. 물건을 훔쳐도 그들이 도둑들이기 때문에 훔친 물건을 또 자신들끼리 사기를 쳐서 차지하려 합니다. 사람이 욕심이 생길 때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이 세상의 욕심으로 흔들리지 않을 사람뿐인 것입니다. 이 세상에 더 속할수록 덜 믿을만한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 그리고 얼굴과 옷이 해처럼 빛나게 변화됩니다. 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초막 셋을 지어 줄 테니 모세와 엘리야,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지내자고 합니다. 베드로가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한 말일 테지만 그 말 안에 자신도 구약의 가장 위대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머물고 싶은 욕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우리 앞에 지금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이 나타나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요?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자랑을 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함께 있으려 할 것입니다. 유명한 연예인에게 사인을 받으려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존재가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그들을 빛나는 구름으로 덮으신 다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제자들은 두려워하며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립니다. 만약 모세와 엘리야가 베드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아주 조금은 베드로의 욕심을 위해 이용당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믿을 분은 오직 당신의 아드님뿐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드님께서 지금 향하시는 곳은 인간을 위해 목숨을 바칠 예루살렘입니다. 마치 모세가 이집트의 종살이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키기 위해 파라오에게 향하듯, 엘리야가 우상 숭배자들과 싸우기 위해 홀로 가르멜 산에 오르듯, 주님의 뜻만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으려 하시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목숨조차 아깝지 않게 여길 줄 아는 사람만이 참으로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시는 그 모습 자체가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잘 들어야하는 이유입니다. 잘 들어도 손해 보지 않을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를 이용해 이 세상의 어떠한 유익도 추구할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장인 라반의 집을 탈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도망할 때의 일입니다. 야곱의 아내 라헬이 자신의 아버지 라반의 집에서 작은 수호신을 훔쳤습니다. 라반은 나신에게 알리지도 않고 딸들을 데리고 야반도주한 사위 야곱이 얄미워 그를 쫓아갑니다. 그리고 왜 그랬느냐며 따집니다. 그러나 라반이 야곱의 월급을 열 번이나 바꿔가며 그를 속여 먹였기에 그가 도망하는 것은 정당화됩니다. 그러나 야곱은 자신 중에 어떤 누구도 라반의 수호신을 가져온 적이 없다고 하며 만약 발각되면 죽여도 좋다고 말합니다. 야곱은 라헬이 그것을 훔쳐온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라반 일행은 야곱의 모든 천막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라헬은 그 수호신을 깔고 앉아서 오늘은 그 날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수호신은 발각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야곱이 화가 나서 왜 자신들을 의심하느냐고 호통을 치고 이에 미안해진 라반은 야곱과 계약을 맺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교회가 어떻게 세상의 호감을 살 수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세상을 상징하는 라반이 우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란 명예나, 권력, , 쾌락 등입니다. 그리고 교회 또한 그런 것들을 추구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교회 또한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교회가 그런 우상들을 깔고 앉아 쓰레기처럼 여기는 모습을 본다면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믿게 됩니다. 누구든 세상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 못 되지만 세상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사람은 진실할 수밖에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옷을 벗고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세상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면 교회는 매력을 잃게 됩니다. 교회 또한 타볼산에 올라 세상 것에서 죽기를 결심할 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향하여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고 하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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