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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8 토/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17 조회수1,542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2주 토, 루카 15,1-3. 11-32(17.3.18)


"주님은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미카 7,18)





The Parable of the Lost Son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

 

예언자 미카는 가난한 이들을 희생시키는 상류 계층의 불의를 고발하면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죄를 밝히시리라 예언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하느님께 용서를 빌면서, 그들의 죄와 허물을 모른 체해 주시고,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며, 자애를 베푸시는 주님을 찬미합니다(7,18-19).

하느님의 용서는 진정한 구원이요 해방입니다. 주님의 자애는 사랑 안에 다시 시작하도록 해주는, 새로운 창조의 문이기도 합니다.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죄인에게도 새로운 책임을 맡기시고, 선으로써 악을 이길 수 있는 확신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이렇듯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살아가는 우리는, 하느님의 자애로 참 기쁨 안에 다시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잃었던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아버지의 비유를 통해, 회개하는 죄인들뿐 아니라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도, 하느님의 구원의 기쁨에 동참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작은 아들은 자기 몫을 챙겨 아버지 집을 떠나 버립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떠난 것입니다. 자기만의 세계를 찾아 떠남으로써, 그는 사랑이신 아버지와의 관계단절 속에 갇히게 되지요.

그 결과 남는 것은 어둠과 처절하고 비참한 고통뿐이었습니다. 그 고통의 깊은 늪을 헤매다 제정신이 든 작은 아들은, 뉘우치며 아버지에게 품팔이꾼으로라도 삼아주시길 청합니다(15,18-19).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함께 머무는 것이 살길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그의 귀향길은 사랑을 찾아 돌아가는 회개의 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달려가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15,20) 아버지는 원망도 질책도 하지 않고 그의 회개를 기뻐하며, 오히려 잔치를 벌이고 사랑으로 품어줍니다. 아버지와 늘 함께 살아온 큰 아들은, 이미 자비의 선물을 넘치도록 받았으나 감사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동생의 귀향을 기뻐하기는커녕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하느님은 자비이시고 애정이십니다. 따라서 하느님 집에 머무는 사람은 누구나, 그 자비를 거저 선물로 받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과 함께 있고 그분을 소유하는 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습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 내 삶의 자리는 어디이며 무엇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혹시 나는 하느님 자비의 집에서 가출한 채 방황하면서도, 행복하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열심히 찾고 그런 것들에 만족하는 그만큼, 어쩌면 우리는 제몫을 챙겨 가출해버린 작은 아들을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라도 ‘제정신을 차려’(15,17) 어떤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 하느님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오늘도 하느님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냉정함과 모진 마음, 무관심한 눈길을 떨쳐버려야겠습니다. 하느님 자비의 갈망하며, 다른 이들이 못마땅하고, 때로는 엄청난 실망감을 안기고 상처를 준다 하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복음의 아버지의 마음으로 품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누구나 사랑에 배고프고 사랑 없인 살 수 없는 까닭입니다. 내 마음은 작은 아들도 큰 아들도 받아들이는, 따뜻하고 푸근한 자비의 집입니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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