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70322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21 조회수1,281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7
03 22 () 가해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신명기 4,1.5-9
마태오복음 5,17-19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
하느님께서 주신 규정과 법규를 충실히 지켜 >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행복하게 잘살도록 돌보아주시는 하느님이시다. 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규정과 법규를 주셨다. 하느님께서 주신 규정과 법규는 사람을 얽어 매는 족쇄가 아니라, 사람이 행복하게 살도록 하기 위하여 주신 사랑의 지침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의 지침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잘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오늘 독서의 말씀이다.

사람은 자유를 원한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하고 부르짖을 만큼 자유를 원한다. 그런데 자유란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자유라 하여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괴롭힌다면 이는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다. 방종은 방향성이 없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헤매는 것이다. 방종은 또 다른 구속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에 구속되는 것이다.

자유란 구속으로부터 해방이지만 동시에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자유다. 참된 의미에서의 자유란 삶의 방향을 자신이 결정하며 나아가는 것이기에 자유에는 책임이 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자유를 가진 존재로 창조하셨다. 성서에 하느님께서 사람을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셨다는 말씀은 다른 피조물과는 달리 사람에게만 자유의지를 주셔서 자유롭게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의 자유의지를 올바르게 행사하여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 길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바른 길을 걷는 것이 아니다. 유혹에 빠지고, 잘못된 길을 걷기도 한다. 하느님께 충실하다가도 이내 하느님을 거스르기도 한다.

우리는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예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실 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왜 만드셨는가 하고 질문한다. 사람이 그 열매를 따먹을 줄 아셨을 터인데 왜 그 나무를 만드시어 죄를 짓게 하셨는가 하고 따진다. 왜 그 나무 열매를 따먹으면 죽게 만드셨고, 그 열매를 따먹지 못하도록 하셨는가 하고 묻기도 한다. 그 나무가 없었으면 사람이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며, 그 열매를 따먹도록 유혹하는 뱀이 없었으면 죄를 짓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란 인간의 한계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사람은 유한한 존재이고, 그 한계를 넘어서면 죽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열매를 따먹지 말라는 말씀은 사람을 구속하는 말씀이 아니고 한계를 넘으면 죽기 때문에 한계를 넘지 말라는 사랑의 권고이다. 그런데 사람은 믿음이 약하고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유혹에 빠져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그러한 성향을 너무 잘 아신다. 마치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아이를 잘 알듯이 사람을 속속들이 알고 계신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말씀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하고자 한다. 아무 것이나 먹고 만지며, 때로는 끓는 물에 손을 넣기도 하는 등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래서 부모가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아이는 크게 다치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때로는 아이를 가르치고, 꾸짖고, 벌을 주기도 하면서 아이를 양육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를 구속하는 것 같고, 부모가 자기를 괴롭히는 것 같아 울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지만, 그것이 부모의 사랑이다. 그러한 부모의 사랑 없이 아이는 올바르게 자라날 수 없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시는 계명은 부모가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다만 사람이 어린아이처럼 하느님의 뜻을 모를 따름이다. 하느님께서 자신을 구속하고 얽매는 것처럼 생각할 따름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계명 없이 사람은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없으며, 참 생명을 얻을 수 없다. 하느님의 계명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참 삶의 기쁨을 주기 위한 사랑의 계명이다.

그러므로 “너 이스라엘은 들어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를 듣고 지켜라. 그래야 너희는 너희 선조의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으로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하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새기며 하느님께서 주신 규정과 법규를 충실히 지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다.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