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29 조회수1,788 추천수13 반대(0)

교구에 있기 때문에 더러 부탁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본당 신부님들 중에는 나이가 많은 젊은이를 신학교에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비 신학생 모임을 1년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젊은이를 신학교에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면담을 하고, 회의를 하기도 하지만 부탁을 들어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잡지사에서 본당에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동창 신부님인 경우에는 문자를 보내서 부탁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천주교의 기록물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하는 형제가 다른 교구의 기록물 보관 유형에 대해 열람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교구에 공문을 보내기는 했지만 더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남의 일에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자매님은 다른 사람의 걱정과 근심을 마치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도움을 주곤 합니다. 그런 성격 때문에 때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물질적인 손해를 보기도 하지만 제가 가지지 못한 마음을 가졌고, 배울 점이 있는 분입니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 길을 물으면 안내를 하면 되는데 직접 택시를 타고 모셔다 드리기도 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한 이야기도 꼭 기억했다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온 손님을 위해서 며칠씩 운전을 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온 학생들을 몇 달씩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를 하기도 합니다. 말과 행동에 가식이 없기에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열풍도 태양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리니, 그들을 가엾이 여기시는 분께서 그들을 이끄시며, 샘터로 그들을 인도해 주시기 때문이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고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모욕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은 우리가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같은 마음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품어주는 사랑입니다.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만 베푸는 사랑은 세상 사람들도 할 수 있습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 사랑이 생명을 살리고, 이 사랑이 희망을 주고, 이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잊지 않고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자비와 용서, 친절과 온화함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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