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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30 목/ 사랑에 대한 기억상실과 불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29 조회수1,495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4주 목, 탈출 32,7-14; 요한 5,31-47(17.3.30)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요한 5,36)











사랑에 대한 기억상실과 불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켜주신 하느님의 자비를 잊은 채 우상숭배에 빠져 하느님의 진노를 삽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그들에게 내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 버리게 하겠다.”(탈출 32,9-10) 그러자 모세는 조상들에게 베푸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타오르는 진노와 재앙을 거두어달라고 절절한 사랑으로 간청합니다(32,12-1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엉뚱하게도 수송아지를 섬겼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메시아로 오신 당신을 믿지 않고 죽이려 드는 유다인을 질책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믿지 않는 이들이 믿음을 갖도록 자신의 사명과 정체성을 알려주시며 믿음을 통한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자 하십니다. 끝내 죄 많은 이들을 위해서 수난을 받으시고 목숨까지 내 놓으셨지요.

오늘날에도 목이 뻣뻣해져 하느님이 아닌 우상을 섬겼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나 하느님의 일을 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도 믿지 않는 신약의 유다인들과 같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기 목숨도 시간도 재능도 주변 환경과 삶의 터인 온갖 생태계와 사람들도 다 주님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잊어버리고 눈앞의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것이지요.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 예수님이 바로 메시아이심을 믿지 않습니다. 믿지 않기에 주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주님의 모습을 뵙지도 못하며, 주님의 말씀이 그들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요한 5,37-38). 그들은 믿음이 없기에 메시아이신 예수님에게서 생명을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5,40). 그들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을 추구하지 않습니다(5,42-44).

오늘의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봐야겠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하느님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수님을 받아들일 여백이 없어지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라는 착각에 빠질 것입니다. 이른바 공주병, 왕자병에 걸려 자신의 구원은 물론 불의와 불동평과 거짓 앞에 눈을 감아버림으로써 나락에 떨어질 것이 뻔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매순간 하느님의 감당할 수 없는 자비를 ‘기억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희로애락으로 점철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해주신 하느님의 자비를 잊어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며, 그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지를 온몸으로 드러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 다른 이들의 배려와 호의를 기억하는 능력을 상실해버리는 그것이 우리를 더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합니다.

또한 우리는 기도와 사랑과 헌신을 통한 중재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함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모세는 우상에 빠진 어리석은 백성에 대한 사랑과 그들의 구원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주님께 간청했지요.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없는 유다인들이 영원한 생명의 길로 가도록 알려주시고, 자기 목숨까지 내놓으셨습니다. 우리 또한 모세나 예수님처럼 사랑과 화해의 중재자가 되어 세상에 빛을 밝히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오늘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 안에서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받아들이며, 우상을 섬기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복된 날이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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