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30 조회수1,719 추천수12 반대(0)

헌법 재판소에서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된 재판에서 튀는 행동을 한 변호사들을 보았습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재판정에 나왔던 변호사도 있었고, 판사에게 막말을 하였던 변호사도 있었습니다. 재판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결정이 나면 온 나라가 비극에 빠질 것이라고 하였고, 거리가 피로 물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변호사들의 돌발 행동과 돌출 행위는 인상적일 수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재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맡은 의뢰인의 죄를 무죄로 밝히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악한 의도로 한 것이 아니니 선처를 유도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법과 논리로 판사를 설득해야 합니다.

 

보좌 신부 때의 기억입니다. 월요일 새벽미사를 마치고, 본당 신부님과 함께 산정호수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운전을 하기로 했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가 그만 미사시간에 조금 늦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제의실에서 신부님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수녀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 신부는 미사시간에 절대로 늦는 법이 없습니다. 늘 미리 와서 묵상하고 미사 준비를 했는데, 오늘처럼 늦으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니, 미리 전화를 하세요.’ 수녀님은 본의 아니게 본당 신부님에게 말씀을 들었지만 저를 믿어주시고, 이해해 주신 본당신부님이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해외로 성지 순례를 가셔도 기쁜 마음으로 본당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교구장님의 지침에 따라서 외국에서 온 신학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서 기도를 하고, 미사를 하기도 합니다. 신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와 신학교의 학비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신학교를 다니고, 사제가 되면 선교를 떠날 것이라고 합니다. 먼 나라에서 한국으로 왔고, 한국말을 배우면서 신학교에 다니는 젊은이들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해외선교에 대한 의지가 강하신 교구장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그렇게 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1독서에서 황금송아지를 만들었던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청을 받아들여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겸손하지 않는다면, 표양을 보이지 않는다면, 거짓과 변명, 비방과 질투의 말을 일삼는다면, 희생과 봉사를 하지 않고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 마음에 이미 황금송아지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의 잘못을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사순시기는 우리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완벽하신 변호인이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