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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31 금/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의인의 순종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3-30 조회수1,540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 4주 금, 지혜 2,1ㄱ.12-22; 요한 7,1-2.10.25-30(17.3.31)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요한 7,30)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의인의 순종

 

오늘 제 1독서인 지혜서는 의인과 악인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악인들은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에 빠진 알렉산드리아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의인에게 반감을 가지며(2,12-16), 악을 버리기는커녕 의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짐이 된다(2,14)고 투덜거립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의인을 돌보아주시는지 시험하려고, 의인에게 모욕과 고통을 줍니다. 위인에게 수치스런 죽음을 내려 그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려 합니다(2,16-19).

악에 눈이 멀어 하느님의 의와 선을 거스르고, 의인을 시기 질투하고 박해하는 악인은 늘 있어왔지요. 한편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합니다(7,1). 그런데 자신을 죽이려는 그들의 음모를 훤히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초막절 축제 때에 홀로 예루살렘에 올라가십니다. 그분께서는 자신을 죽이려는 유다인들 앞에서, 자신의 신성(神性)과 메시아로서의 신분을 선언하심으로써(7,10. 28) 다가올 죽음을 준비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손에 죽임을 당하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왔고 그분으로부터 파견되었음을 잘 아셨기에(7,29), 죽이려는 유다인들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하느님의 길을 가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의 때(7,30)는 실패와 절망의 때가 아니라, 죽여도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영광의 때입니다.

오늘 의인과 예수님의 태도에서 주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자세를 돌아봅니다. 혹시 우리도 제1독서의 악인들처럼 하느님의 자녀임을 망각하고, 영원하신 하느님이 아닌 현세를 중요시하며 살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이들을 시기하고 열등감에 떨어지지는 않습니까? 자기 이익을 위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모욕하고 고통스럽게 하며, 하느님을 시험하지는 않습니까?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의 시간임을 상기해야겠습니다. 매순간이 하느님 안에서의 호흡이요,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담긴 ‘하느님의 때’이기에,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한 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목적 추구에 집착하여, 구원의 때, 하느님 영광의 때를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혜서의 악인들처럼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모르고,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도 바라지 않으며, 흠 없는 영혼들이 받을 상급을 인정하지도 않은 채”(지혜 2,22) 악의 늪에 젖어 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드러난 행동으로서의 악도 문제지만, 드러나지 않는 마음속의 악한 지향, 하느님을 부인하는 교만은 더욱 더 경계해야 합니다.

악인들처럼 옳지 못한 생각 때문에(2,1) 의인들을 통하여 드러나는 하느님의 선과 자비를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또 예수님을 죽일 기회를 보고 있던 유다인들처럼 하느님께서 보내신(요한 7,28)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알아뵙지 못하는 소경이 되지는 말아야겠지요. 하느님의 뜻은 악인들의 음모가 아니라 의인의 순종을 통해 드러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왔고,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님을 알아뵙지 못한다는 것은 영혼의 처참한 죽음과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곧 하느님의 자비와 선, 의와 온유, 아름다움과 생명을 주시는 창조의 손길과 무관한 삶이니, 아무런 의미가 없고 비참할 뿐입니다.

오늘도 옳은 생각으로 하느님의 자비와 선에 동참하고, 살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어오신 하느님의 겸손과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사랑을, 겸손하게 살아내는 깨어있는 날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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