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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3 월/ 먼저 나의 어둠을 살피며 자비 안에 머무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2 조회수1,905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5주 월, 요한 8,1-11(17.4.3)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





The Woman Caught in Adultery






먼저 나의 어둠을 살피며 자비 안에 머무는 삶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간음한 여인을 율법에 따라 죽이려 합니다. 율법에 따르면, 간음죄를 범하면 즉시 “두 사람을 다 그 성읍의 성문으로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이고”(신명 22,24), “간통한 남자와 여자는 사형에 처했습니다.”(레위 20,10) 그런데 그들은 죄인을 이용하여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 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율법에 따라 그 여자를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하면, ‘죄인들의 벗’으로서 사랑을 실천해온 그분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또한 사형선고나 집행의 권한도 없으면서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하면 로마에 반기를 들게 되는 셈이었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그 여자를 용서해야 한다고 하면 율법을 거슬러 간음죄를 조장하는 자로 고발당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궁지에 몰린 간음한 여인을 이용하여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그들의 간교함을 간파하시고, 아무 말 없이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무엇인가 땅위에 쓰셨습니다.

악의적인 논쟁 대신 거룩한 침묵 안에 머무신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과 간교함, 죄인의 딱한 처지마저도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메시아의 길을 가로막기 위한 도구로 악용하려는 무자비함 앞에, 침묵으로 저항하시며 고발하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침묵하신 것은 유다 지도자들 스스로 그 무자비함과 간교함과 잔인성을 알아차리고 율법 너머의 하느님의 자비를 회상할 시간을 주시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어둠을 살피기보다는 줄곧 물어대자,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8,7) 하십니다. 그러자 나이 많은 자들부터 하나씩 그 자리를 모두 떠나버립니다.

그리하여 악랄함과 간교함과 무자비함으로 가득 찼던 바로 그 자리에 사랑이신 예수님과 죄악으로 죽음의 문턱에 섰던 그 여인만이 남게 됩니다(8,9). “거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 깊은 동정심이 남았던 것입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여인은 예수님의 말씀의 힘으로 하느님 자비의 한복판에 서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이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습니다”(8,11)라고 대답하자,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8,11) 하고 말씀하십니다. 죄를 지어 깊은 어둠 속에 있던 여인이 자비를 입어 빛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죄 때문에 악인의 도구로 이용되었던 여인이 인격을 회복합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비와 구원에 대한 갈망과 순수한 지향으로 우리 가운데 주님의 자비가 드러나도록 해야겠습니다. 누구든 남의 죄를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죄를 먼저 살피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바리사이처럼 나의 유익을 위해 남의 죄를 이용하는 간교함과 무자비함을 떨쳐버려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거룩함 침묵 가운데서 끝까지 다시 회복하고 다시 시작하도록,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한결 더 너그러워지고 자비 안에 머무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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