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3 조회수2,013 추천수11 반대(0)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피정 중인 분들을 위해서 주일 아침 장충동 분도 피정의 집에서 7시 미사를 하였습니다. 보통 10분 정도면 명동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8시에 아침 식사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을지로 입구로 오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울국제 마라톤 대회가 있었고, 을지로 입구부터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습니다. 세종로, 서대문, 서울역, 퇴계로, 남산으로 돌아오니 10분이면 올 수 있는 길을 30분이 걸렸습니다. 다행이라면 그날 외국에서 주교님이 오셨고, 미사 시간이 길어져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하곤 했습니다. 다들 저를 나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그런데 큰 형님은 저를 걱정해 주셨고, 저를 믿는다고 하였습니다. 형님의 말을 듣고 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만일 형님이 저를 야단치고, 비난하였다면 저는 지금 다른 길을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을 차린 저는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친구들도, 담임선생님도 제가 성적이 오른 것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컨닝을 한 것처럼 의심의 눈으로 보았습니다. 저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던 친구들과 선생님이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더욱 노력을 하였고, 컨닝을 해서는 얻을 수 없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저를 인정해 주셨고, 저는 신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수산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산나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수산나의 억울함을 아시고, 다니엘을 통하여 살려 주셨습니다. 수산나의 이야기는 성서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 힘없이 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사회에는 다니엘과 같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제가 적성에 있을 때, 매달 변호사 한분이 상담을 해 주셨습니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정의와 공정을 구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용서에 대해서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께 형제가 잘못을 하면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합니까?’라고 말했을 때, 주님께서는 일곱 번씩 일흔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새로운 한주간이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오늘 나의 말과 행동이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기쁜 소식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조금 손해를 볼지라도, 양심을 따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손가락질을 하고 비난할 때, 그래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그런 한 주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죽음의 골자기를 간다 할지라도, 주님 함께 계시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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