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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나임을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4 조회수2,36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내가 나임을

 

- 윤경재 요셉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요한8,21~29)

 

 

 

 

요한복음서 저자는 공관복음서와 달리 예수님의 신원을 밝히는데 주력하였습니다. 특히 내가 나임을처럼 언뜻 알아듣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말을 사용합니다. 우리는 이 말의 참 의미를 잘 숙고해야 요한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게 됩니다.

 

824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이라고 해석된 부분은 정녕 나는 나다.’라는 사실을 믿지 않으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나다라는 표현은 구약 성경에서도 자주 나옵니다.

 

이제 너희는 보아라! , 바로 내가 그다. 나 말고는 하느님이 없다. 나는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신명32,39)

 

너희는 내가 선택한 나의 종이다. 이는 너희가 깨쳐서 나를 믿고 내가 바로 그분임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나 이전에 신이 만들어진 일이 없고 나 이후에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으리라.”(이사43,10)

 

내 말을 들어라, 야곱아 나의 부름을 받은 이스라엘아. 내가 바로 그분이다. 나는 처음이며 나는 마지막이다.”(이사48,12)

 

여기서 나오는 나는 나다.’의 예는 나는 늘 같은 존재이다.’라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와 다른 예로서는 탈출기 314절에서 모세가 하느님께 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분 이름이 무엇이오?’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하고 아뢰니 그 대답으로 나온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탈출3,14)

 

이는 계시로서 하느님의 자기소개라고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존재의 근원이시라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으로 인해 모든 존재가 비롯하였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직접 이런 형식을 사용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 성부와 같은 차원의 신적인 존재로서 절대적으로 성실하시고 또 믿을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나는 나다.’라는 형식의 문장이 요한복음서 전체에 28회나 나옵니다. 8장에서도 5회나 나옵니다.

 

이렇게 요한저자는 구약에서 말하는 하느님을 예수님의 신원과 연결시켰습니다. 성부와 성자가 서로 하나 되는 영광을 통해 하느님 구원 의지가 현재에 실현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단순히 고난의 사건이 아니라 아드님께서 성부로부터 영광을 받는 즉위식이며 그 영광의 혜택으로 인간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하였습니다. 현재와 더불어 인간의 죽음 이후까지 구원 영향이 미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외아드님 안에서 실현된 생명의 구원을 믿지 못하면 자기 죄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성부 하느님께서는 존재 안에 감추어 계셨지만, 외아드님을 통해 새로운 계시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 계시는 새로운 창조 질서를 보여줍니다. 새로운 창조는 첫 창조처럼 일방적인 혜택이 아니라 우리에게 자유로이 선택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성부와 성자께서 사랑으로 하나 되시고, 그 힘으로 사랑이 넘쳐 온 세상에 퍼져 나온 사랑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요한복음서에서 예수께서는 특별히 파라크레토스 성령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진리의 영이시며 보호자이십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를 믿는 사람은 이제 자신도 하나 되어 영원히 사는 삶을 선물로 받는 것입니다.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종교를 믿고 있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가톨릭 신자 가운데 약 60%마음의 평안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영원한 생명때문이라는 대답은 12%에 불과 했습니다. 10년 전에는 각각 73%, 5%였으니 조금 나아졌으나 여전히 놀라운 결과입니다. 마음의 평안 때문이라는 것은 기타 종교인이나 비종교인들의 대답과 그 비율이 비슷했습니다. 이 결과는 아직도 가톨릭 신자들이 신앙의 본질과 열매를 혼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나다.’라는 예수님 말씀이 뜻하는 바를 깨닫는 다면 우리 신앙의 본질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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