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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404 - 사순 제5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 이경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4 조회수2,227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7
04 04 () 가해 사순 제5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민수기 21,4-9
요한복음 8,21-30


이경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
오늘 우리는 어떤 일을 하려 합니까? >


오늘 복음인 요한 복음에서는 항상 강조되는 것이 예수님과 아버지와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에서 항상 주도권은 아버지 하느님께 있고 예수님의 사명은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거부하는 이유가 바로 그 관계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항상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일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일을 하려 합니까? 하느님을, 이웃을 기쁘게 하는 그런 일이 있습니까? 어제 우리는 하느님을 거부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 보았는데, 오늘 우리는 우리가 과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고 있는지 묵상해 보려 합니다.

하느님을 거부하는 원인이 이기심이었듯이 우리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이기심이 그 원인입니다우리 세상사에서도 그렇듯이, 자녀들이 부모의 뜻을 거역하고, 자신이 필요한 것만 부모에게 요구하면서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 자녀의 태도를 옳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작년에 학생들을 데리고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우리 학생들이 너무 쉬운 말이라서 영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도 할 수 있는 말인데 잘 하지 못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쌩큐라는 말이었습니다숙식하는 집의 가족들이 아침에 학교까지 차를 태워줘도 고맙다는 말도 없이, 눈도 한 번 쳐다보지 않고 차문을 닫고는 자기들을 기다리는 선생님들에게도 인사도 없이 스쳐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각자 집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무지 감사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아 무척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우리 신앙의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 차리고 그 뜻을 행하려고 노력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참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에서 하느님께 이런저런 청원만 하고, 잘되게 해 주십사 하는 모습은 하느님의 올바른 자녀가 아닌 것입니다. 뭔가 잘 되면 자기가 잘 해서 그런 것이니 감사할 줄 모르고, 뭔가 잘못되면 하느님이 왜 이런 일을 하시냐고 원망한다면 그것은 정말 철이 없어도 한참 없는 신앙인이 아니겠습니까?

기도가 무엇입니까? 우리는 많은 경우에 거꾸로 알고 있습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내가 하느님의 뜻을, 삶의 참된 진리를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바라고 계십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그것을 깨달아 가는 것이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정한수를 떠다 놓고 소원을 비는 풍습 때문인지 현세 기복적인 모습의 심성이 강합니다. 성당에 다녀서 내게 좋은 일 많이 생기고 복도 많이 받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불교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부처님께 정성을 드리면서 부처님의 자비와 인생의 도를 깨달아 가는 것이 정도인데, 자기 소원만 불상 앞에서 빈다고 될 일입니까?

사이비 종교들이 바로 신앙인들의 그런 면들을 악용하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말이 전도된,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그릇된 신앙의 태도는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현세기복적인 그런 심성 때문에 종교가 점점 상업화 되어가고 결국엔 참다운 종교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도 그런 점을 많이 반성하고 쇄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 이기적인 신앙의 모습은 그릇된 모습이며, 차라리 없어도 좋을 모습이지요.

오늘 하루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정성껏 바치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 나의 부모님께서 흐뭇해 하실 일, 나의 이웃, 나의 자녀들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일을 합시다.


이경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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