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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살레시안 묵상] 은혜롭게도 위로부터 오신 주님께서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5 조회수2,145 추천수8 반대(0) 신고

은혜롭게도 위로부터 오신 주님께서

 

 

우리가 한 인간 존재로서 이 한 세상 살아가는 동안 반드시 깨우쳐야 할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정체성, 자신의 신원에 대한 명확한 이해입니다. ‘나란 존재는 대체 누구인지? 내가 왜 사는 것인지? 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동시에 나의 근원은 어디인지? 내 삶의 종착지는 또 어디인지?’

 

 

자신의 신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닌 몇몇 몰지각한 리더들로 인해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숱한 고초를 겪어왔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또한 스스로의 그릇이 어느 정도인지, 나서야 될 것인지 아닌지 전혀 분위기 파악 안 되는 무뇌인간’(無腦人間)들의 모습을 보며 크게 안타까워합니다. 본인들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고,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있는데, 그것을 관심과 애정으로 생각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이 시대, 특히 대한민국 땅에서 리더들이 지녀야할 정체성은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고민해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자신들이 손에 쥐게 될 권위나 권한은 잠시 하늘로부터,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겸손한 신원의식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리더들은 주인인 국민들을 섬기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종이요 봉사자라는 자기 정체성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국민들의 얼굴에 가득한 수심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환한 웃음꽃을 피우게 만드는 사람, 행복지수를 한껏 끌어올려줄 사람이 우리들의 리더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우리가 견뎌왔던 리더들은 어떠했습니까? 일단 많은 경우 자신들이 차지한 자리에 대해 크게 잘 못 이해했습니다. 스스로를 최고권위자,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제왕, 말 한마디면 나는 새도 떨어트릴 수 있는 천상천하유아독존 같은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섬김과 봉사는 철저하게 뒷전이었습니다. 특권의식 속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천문학적 금액의 부정한 재산을 원 없이 축척했습니다.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서민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담 안에서 아부꾼들과 궁녀들, 내시들 사이에 둘러싸여 화려한 궁중생활을 만끽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 참담한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입니다.

 

 

정체성이란 양날의 검 같습니다. 신원의식이란 마치 날이 잘 선 번뜩이는 주방용 식칼과도 같습니다. 식칼은 어떻습니까? 잘 사용하면 주방 안에서 첫 번째 가는 이기(利器)입니다. 그러나 어떨 때 잘못 사용될 때 즉시 흉기(凶器)로 돌변합니다.

 

 

리더의 정체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자리와 직분을 하느님께서 주신 봉사의 도구로 여길 때, 그 리더는 백성들을 위한 고마운 도구, 이기(利器)가 되는 것입니다. 그를 인해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고, 그로 인해 안심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리더가 자신의 신원을 망각할 때, 그는 존재자체로 백성들을 위협하고 궁지로 몰고 가는 흉기(凶器)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리더들이 겸손한 신원의식으로 재무장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어떤 순간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인 동시에 죽을 운명을 지닌 존재들, 결국 아래에서 온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은혜롭게도 위로부터 오신 주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다가오셨습니다. 크신 자비를 베푸셔서 우리 손을 잡으시고 위쪽 세계로 초대하셨습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요한복음 823~24)

 

 

우리 인간 존재란 주님 자비에 힘입지 않고서는 단 한순간도 홀로 설수 없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니 리더들은 당연히 주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동시에 백성들 두려워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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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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