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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목요일 독서 (창세17,3-9)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6 조회수1,834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제1독서 (창세17,3-9)  

 

그 무렵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자, 하느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나를 보아라. 너와 맺은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3-5)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자' (3) 

본문은 마치 건물이 무너지듯이 몸을 숙이고 얼굴을 땅에 붙이는 행동을 말한다. 창세기 15장 4절에 나오듯이 아브람은 75세에 하란에서 부르심을 받고 86세에 11년만에 사라이의 여종 하가르에게서 이스마엘을 얻고(창세16,16), 이제 99세에 13년만에 하느님께서 나타나신다(창세17,1). 

즉 하느님께서 13년만에 나타나시자 아브람이 황급히 몸을 숙이며 엎드리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것은 아브람이 하느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하고 첩을 통해 자식을 얻은 자신의 범죄에 대한 회개의 표시이며, 전능한 하느님(창세17,1)을 공경하고 예배하는 표시이다. 동시에 하느님의 계약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복종의 표시이다. 

 

'나를 보아라. 너와 맺는 내 계약은 이것이다.' (4) 

'나를 보아라'에 해당하는 원문은 '아니 힌네'(ani hinne; As for me, behold)이다. 그러니까 본문에는 '내가'(ani)라는 인칭 대명사가 독립적으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자신을 소개하시는 내용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힌네'(hinne; '보다')가 사용되어 하느님께서 특별히 계약을 새롭게 해주실 것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창세기 17장 2절에 나온 '계약'이 이미 주어진 계약을 재확인하는 성격을 지녔다면, 창세기 17장 4절에 나오는 '계약'은 그것의 구체적 실현에 강조점이 있다. 

즉 이것은 아브라함의 개명(창세17,5), 할례(창세17,11), 사라이의 개명(창세17,15), 이사악의 출생에 대한 약속(창세17,19), 이스마엘의 번성에 대한 약속(창세17,20) 등과 같이 이어서 언급될 구체적인 계약의 내용들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세기 17장은 창세기 12장 2절과 창세기 15장 5절에 주신 약속을 계약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성취해 가시는 모습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원문은 '웨하이타 레아브 하몬 꼬임'(wehaitha leab hamon goyim)이다. 히브리어에서 완료형은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완료된 동작이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과거 완료나 현재완료, 미래완료를 다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너는 될 것이다'로 번역된 '웨하이타'(wehaitha)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로,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된 것을 선포함과 동시에 그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라는 직분을 이미 소유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둘째로, 미래에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을 약속하신다는 관점이다. 새 성경은 '될 것이다' 표기되어 두번째 관점을 취한다고 볼 수 있는데, 하지만 전능하신 하느님의 선포는 이미 이루어진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첫번째 관점을 취할 수도 있다. 

한편, '많은 민족들'로 번역된 '하몬 꼬임'(hamon goyim; many nations)'나라들의 풍부', 혹은 '나라들의 격동'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많은 나라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듯한 표현이다. 이것은 창세기 12장 2절에서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범위가 훨씬 확장되어진 것이다. 

즉 아브람을 그러한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표현함으로써, 아브람이 이룰 큰 민족이 그의 당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후손들에 의해 성취되어질 것을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하느님의 축복은 역사 가운데 그대로 이루어져 아브람의 후손이 이스라엘 민족 뿐 아니라 아랍족을 이루어 오늘날까지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하느님의 약속은 아브람의 영적 후손인 그리스도인들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진 데에서 더욱 영광스럽게 성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5)  

여기서 '더 이상'으로 번역된 '오드'(od; any more)'다시'(창세4,25), '계속','여전히'(시편139,18),''(2사무3,35) 로도 번역되는 부사이다. 

이 가운데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다시'로 해석하여 너의 이름을 다시는 아브람이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둘째, '계속'으로 해석하여 너의 이름을 계속 아브람이라고 부르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새 성경은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지니고 있는 번역을 하였다. 

이제 아브람은 아브람의 삶을 정리하고, 아브라함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할 사람이 된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아브람''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뀌어지는 역사적 순간이다. 성경에서 이름은 단순한 호칭의 의미를 넘어서 환경(탈출2,22), 소원(창세29,32-35), 가문(루카1,60.61), 사명(마태1,23)등과 같은 그 사람과 관계된 제반 상황을 반영한다.  

실제로 야곱이 이스라엘로(창세32,38), 시몬이 베드로로(요한1,42), 사울이 바오로로(사도13,9) 이름이 바뀌면서, 그들의 생애는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이것을 볼때 아브라함으로의 개명은 그의 생애에 중요한 전환기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살펴 보아야 할 단어들은 '아브'(ab), '람'(ram), '라함'(raham)이다. 먼저 '아브'(ab)는 동일 혈통의 창시자나 서열이 높은 자를 지칭한다. 또한 '람'(ram)'세우다', '일으키다'는 뜻이 있는 '롬'(rom)의 분사형으로 '높은'(이사6,1), '강력한'(신명32,27)등으로 번역되어, 높고 힘있고 존귀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라함'(raham)'군중'(multitude)이라는 뜻의 '루함'(ruham)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것을 종합하면, 아브라함의 개명은 '존귀한 아버지'에서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혈통을 통해 이스마엘 족속(창세25,12-16), 크투라 족속(창세25,1-4), 에돔 족속(창세36,9), 이스라엘 민족 등 많은 후손들이 나와 말 그대로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란 이름이 가지는 예언적 의미의 진정한 성취는 아브라함의 믿음의 후손들인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늘의 별 수만큼, 바다의 모래알 만큼 많아진데서 찾아야 한다. 

이처럼 아브라함의 개명은 하느님께서 그를 당신 구세사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여 전세계 모든 선택받은 자들을 당신의 나라로 이끄시기 위한 원대한 계획가지고 계심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도 세례와 견진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와 지위와 신분을 되찾은 것이므로, 이 믿음의 축복안에 들어있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한다. 

하느님의 뜻이 들어있는 말씀(계명)에 충실하는 것이 새로운 계약(신약)의 백성으로서의 올바른 삶이다. 그러기에 이것을 바탕으로 하느님 나라 확장을 위한 선교의 일꾼으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이름과 성소를 사랑하며, 이름과 성소에 맞는 역할을 다 해야만 우리도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세요.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살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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