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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살레시안 묵상] 영원불변한 최종적인 진리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6 조회수2,684 추천수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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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변한 최종적인 진리

 

 

이 아침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은혜롭고 힘이 되는 한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십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복음 831~32)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진리가 무엇인가 묵상해봅니다. 진리란 다름 아닌 예수님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겠지요.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곧 하느님이시라는 진리입니다. 그분은 아버지와 하나로서 그분으로부터 파견되신 분이라는 진리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뵙는 것이 곧 하느님을 뵙는 것이라는 진리, 그분 안에 하느님에 계신다는 진리입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이라는 진리, 그분 손에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다는 진리, 그분은 모든 율법과 계명 전체를 수렴하고 완성하신다는 진리, 그분은 우리 인생의 최종 목표요,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라는 진리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할수록 눈물겹고 감사한 진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하느님이시라는 진리, 나를 끔찍이도 사랑하시고 챙기신다는 진리, 내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언제나 노심초사하신다는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윤곽이 잡히지 않는 멀고먼 당신이 아니라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는 진리, 오늘도 내 바로 등 뒤에 서 계시면서 나를 바라보시고 나와 함께 움직이신다는 진리, 내가 고통과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도 항상 나를 떠받치고 계신다는 진리입니다.

 

 

결국 영원불변한 최종적인 진리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진리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그분과 하나이신 예수님이 진노하시고 징벌하시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이 세상 그 어떤 절친한 친구보다도 더 살갑고 다정다감하신 분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그 어떤 환난과 시련 속에서도 잔잔한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내게 호의적이지 않은 매일의 삶 속에서도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대자유를 만끽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깨닫고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내 말 안에 머무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곧 매일 선포되는 그분 말씀을 혼신의 힘을 다해 관상하라는 당부입니다. 말씀을 지극정성으로, 마음으로 듣고, 묵상하고, 곱씹고, 그리고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라는 부탁인 것입니다.

 

 

말씀 안에 깊숙이 머무르기 위해 우선 침묵이 필요합니다. 침묵할 때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침묵할 때 이웃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의 음성도 들을 수 있습니다.

 

 

침묵이 얼마나 아름다운 미덕인지를 잘 설명하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한 여교우가 덕망 높은 수도자를 찾아와서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수사님, 저분, 제 남편 때문에 정말 살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쪽에서 너무 말을 함부로 해대니, 저도 참을 수가 없어 맞받아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여인이 일상사를 인내로이 다 듣고 난 수도자께서는 그 여인에게 물이 가득 담긴 물병 하나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분께서 선제공격을 해올 때 절대로 곧바로 되받아치지 마십시오. 그 대신 이 물 한 모금을 입안에 물고 계십시오. 많이도 말고 딱 3분 동안만 물을 삼키지 말고 머금고 있으십시오.”

 

 

부인은 돌아가서 남편이 시비를 걸 때마다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둘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단 일주일 만에 가정이 조용해지고 부부 사이가 아주 화목하게 되었답니다.

 

 

너무 신기한 나머지 그 부인이 수도자를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수사님, 정말이지 신비스런 물을 제게 선물로 주셨네요. 대체 그 물은 어떤 물입니까?”

 

 

그랬더니 그 수도자가 하시는 말씀, “그 물은 평범한 수돗물입니다. 다만 침묵이 신비스러울 뿐입니다.”

 

 

비결은 뭐 대단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쪽에서 많이도 말고 딱 3분만 침묵하니 모든 것이 해결된 것입니다. 한쪽에서 조금만 너그러운 마음, 여유로운 마음을 지니니 만사형통하게 된 것입니다. 양쪽에서 잔소리의 따발총을 난사하다가 한쪽에서 그치니 자연스럽게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침묵할 때, 그리고 기도할 때 우리는 우리 안에 신비스런 하느님을 담게 됩니다. 하느님을 담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측은지심과 자비심을 담는 다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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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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