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9 조회수3,122 추천수9 반대(0)

2년 전에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저는 추기경님의 책을 읽었고, 추기경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성주간을 시작하면서 정진석 추기경님의 책을 중심으로 묵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가지 말씀을 묵상하였고, 주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와 주님께서 받아들이신 죽음이 우리를 구원하였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하신 예수님의 첫 번째 말씀은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였습니다. ‘용서는 예수님의 삶 속에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라고 하셨습니다. 목자는 돌아온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되찾았을 때 더욱 기뻐한다.’고 하셨습니다. 용서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는 루가복음 15장의 돌아온 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온 아들을 품어주시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용서해 주시는 분이심을 이야기 해 주십니다. 요한복음 8장에서 사람들은 죄를 지은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러분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갔을 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당신의 죄를 묻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마십시오.’

 

시편은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는 죄 중에 태어났고, 내 어미의 태중에 이미 죄를 지었나이다. 주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여 감당할 자 누가 있사옵니까? 오히려 용서하심이 주님께 있사와 더더욱 당신을 섬기라 하시나이다.' 이사야 예언자도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여러분의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시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죄를 묻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에게 평화를 줍니다. 성령을 받으시오. 나를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참으로 복됩니다.’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 사도에게도 이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베드로 나를 사랑하는가? 내 양들을 잘 돌보시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배반을 문제 삼지 않으셨습니다. 통회의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의 회개를 받아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수난 복음을 함께 읽었습니다. 주님의 수난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배반했던 베드로, 자신의 꿈과 다른 길을 가시는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처럼 수시로 마음이 변하는 군중,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려는 대사제,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을 조롱했던 도둑이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들 또한 평소에는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지만 내게 피해가 온다 싶으면, 나에게 더 큰 즐거움이 있다면 기꺼이 신앙의 이름표를 떼고 살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십자가, 희생, 겸손, 사랑이라는 길이 있지만 재물, 명예, 권력이라는 꿈을 쫓아갈 때가 많습니다. 너무도 쉽게 우리의 신앙을 팔아넘길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가난한 이들의 외침, 절망 중에 있는 이들의 절규, 아파하는 이웃의 고통을 외면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등장인물 중에 키레네 사람 시몬이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사람입니다. 오늘 성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수건으로 닦아준 베로니카의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모두 두려워 도망갔지만 예수님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함께 했던 여인들의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만일 2000년 전에 내가 예수님 수난의 길을 보고 있다면, 나는 어떤 자리에 있을까요? 지금 나는 나의 삶 속에서 어떤 자리를 걸어가고 있을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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