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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9."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9 조회수2,555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26,14-27,66(주님 성지수난 주일)

 

 

 

오늘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성지주일>입니다. 동시에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는 <수난주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임금으로 환영하는 상징적 행위로, 성지가지를 축성하여 들고 성당에 들어왔습니다. 동시에 예수님의 수난사를 들었습니다.

 

 

 

오늘 <전례>는 기쁨과 슬픔이 혼합되어 교차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호산나”를 환호하는 기쁨이 차오르고, 또 한편으로는 수난과 죽음으로 치닫는 비탄이 흐릅니다.

 

환영의 행렬은 곧바로 조롱의 십자가 행렬로 바뀌고, 손을 흔들던 환호의 성지가지는 등을 내리치는 채찍으로 바뀝니다. 겉옷을 벗어 길에 깔았던 이들은 예수님의 속옷마저 벗겨가고, 나귀 등위에 타셨던 분은 십자가 위에 못 박히어 매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왕으로 성 안으로 모셔진 그분은 강도와 함께 성 밖에서 처형됩니다.

 

 

 

<제1독서>의 <야훼의 종의 셋째노래>는 <수난주일>의 특성을 드러내주는 반면에, <제2독서>의 <그리스도 찬가>는 <성지주일>의 특성을 드러내줍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에 따른 우리 주님의 수난기입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보고 노리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 그리고 대제관은 서로 결탁하여 온갖 음모를 꾸미고, 예수님을 심문하고 박해하며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예수님은 외적으로는 군중과 모든 적대세력들로부터 위협당하고, 내적으로는 자신을 따르던 제자들의 공동체가 와해되는 절대극명의 위기상황에 빠지셨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이웃들이나 형제들로부터 비난과 배척을 받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 가장 믿는 사람들로부터 배신과 모욕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모든 이들이 곁을 떠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가정과 공동체에서마저 따돌림 당하고, 홀로 외로움에 떨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는 일마다 되지 않고, 육신은 병들고 온몸과 정신이 피폐하고 만신창이 될 때가 있습니다.

 

마치 하느님마저 떠나버린 듯, 사면초가에 빠져 덫에 걸린 짐승처럼 울부짖기도 합니다. 고양이 앞에선 생쥐처럼 떨고 있을 때도 있고, 늪에 빠진 듯,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힘에 허우적거리며 빨려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는 허약하고, 쉽게 상처받습니다. 아니, 마치 항상 상처받을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는 냥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혹 사랑을 거절한 까닭이 아닐까? 하느님은 사랑 때문에 사람이 되어 왔건만, 우리가 그 사랑을 거절한 까닭이 아닐까? 아니, 오늘 당신의 사랑에 대한 나의 거절 때문에,당신께서 고통 받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당신의 사랑은 하도 커서, 거절당해도 멈출 수가 없나 봅니다. 하도 커서, 배신을 당해도 그칠 수가 없나 봅니다. ‘죽기까지’ 해도 다하지 못할 사랑인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이 일이 빚어진 것은 당신 사랑에 대한 우리의 거절 때문이지만, 실상 드러난 것은 당신의 크신 사랑입니다. 그토록,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보다 먼저 사랑하시고, 그 사랑 때문에 고통 받으시고, 그 어떤 고통 속에서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그 어떤 처지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처럼, 고통 받더라도 사랑하기를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상처 받더라도 사랑하기를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죽기까지 사랑해야 할 일입니다.

 

결코, 형제를 거절한 바람에 하느님의 사랑을 거절하고,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을 죽음으로 모는 일이 없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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