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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0 월/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으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09 조회수3,3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주간 월, 요한 12,1-11(17.4.10)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요한 12,3)





The anointing at Bethany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으로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십니다(12,1).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 입성을 준비하시기 위해 발길을 멈추신 것입니다.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집니다. 이 고을은 예수님께서 방문하시어 정담을 나누시고(루카 10,38-42),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11,1-44) 곳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벌어진 것은, 그분께서 자신들에게 보여준 관심과 사랑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립니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습니다.”(요한 12,3)

마리아는 오빠를 살려 주신 예수님의 은혜를, 결코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분의 발에 향유를 부은 것은, 예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죽음으로 갈라지게 된 오빠와의 생명의 고리를 다시 이어주신 예수님의 큰 사랑에 비하면, 값비싼 향유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랑은 사랑을 부릅니다. 사랑에 대한 가장 합당한 보답은 사랑 외에는 없습니다. 사랑이 진실하고 클수록 세상 그 어떤 것도 아깝지 않습니다. 진실한 사랑은 현세의 물질로 살 수 없습니다.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대상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까지도 기꺼이 다 내어줍니다.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습니다.

한편 유다 이스카리옷은 마리아의 행동을 보자,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12,5) 하고 따집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을 사랑해서 불만을 제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돈을 가로채곤 했던 도둑’이었던(12,6) 그의 눈에는, 물질만 보였던 것입니다.

돈과 물질에 애착을 두는 이들은 삶의 중심과 판단 기준을 물질에 두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사랑과 선과 정의, 공생과 공유의 삶과 같은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합니다. 유다는 예수님 가까이에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듣고 보면서도, 끝내 은전 서른 닢에 스승을 팔아넘기고, 스스로 목매달아 죽는 비극을 자초합니다.

나는 마리아와 유다 중 어떤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까? 혹시 눈에 보이는 현세적 가치나 물질에 매여,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들을 보지 못하고, 나누지 못한 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랑하고 믿는다 하면서도, 유다처럼 이해득실을 따지고, 가난한 이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거나 권력과 명예욕을 충족시키지는 않습니까?

성주간을 시작하면서 유다와 같은 도둑의 마음과 태도를 버려야겠습니다. 이제 나를 향한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도록 마음을 추슬러야 할 때입니다. 더는 계산하거나 따지지 말고, 그 무엇도 아까워 말고 사랑을 위해 사랑으로 되돌리는 오늘의 마리아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고통과 슬픔에 함께 하고, 아낌없이 되돌리는 사랑을 실천하여, 이 세상에 사랑의 나르드 향기를 가득 채워야겠습니다. 마리아처럼 허리를 굽혀 예수님의 발에 사랑의 향유를 발라드림으로써, 부활을 향한 예수님의 장례 준비에 참여하는 복된 우리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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