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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1 화/ 어둠 가운데서도 사랑의 빛을 보며 되돌아가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0 조회수2,825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주간 화, 요한 13,21-33. 36-38(17.4.11)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
너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21.38)





Announcement of Judas' Betrayal






어둠 가운데서도 사랑의 빛을 보며 되돌아가야

 

오늘 복음에서 죽음을 눈앞에 두신 예수님께서는 몹시 마음이 산란하시어(13,20), 유다와 베드로의 배반을 예언하십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배신할 제자들의 연약함을 끌어안으신 채,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여정을 계속해오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당신을 팔아넘길 것이라 하십니다(13,21). 그분께서 빵을 적셔 유다에게 주시자 사탄이 그 안에 들어갑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13,27) 하시자, 유다는 밤에 빵을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13,30).

유다는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져 자신만의 어둠 속으로 빠져든 것입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은전 서른 닢에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겨버립니다. 그리곤 뒤늦게 후회합니다. 그러나 그는 진정으로 참회하지 않고, 자신의 어둠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고 맙니다.

어떻게 그런 결말에 이르렀을까요? 아마도 유다는 메시아이신 예수님께 희망을 둔 것이 아니라, 자기 기대에 맞는 모습을 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잘것없어 보이고 점차 실패로 치닫는 예수님의 생애를 보며 실망하여, 그분을 계속 믿고 따라도 될지 의구심에 휩싸였을 것입니다.

의구심만이 아니라, 이기심과 탐욕과 냉정함, 시기 질투로 가득한 마음도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는 진심으로 주님을 사랑하기보다 돈을 더 사랑했고, 사랑으로 함께하기보다는 머리를 굴려 현세적 이익을 따졌기에, 영혼의 어둠에 빠져들었던 것입니다. 그는 그 어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립니다.

한편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13,37) 하고 장담합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 말씀대로,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합니다(13,38).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께서 체포되자마자, 스승을 버리고 150킬로미터나 떨어진 갈릴래아까지 달아나버립니다.

베드로의 문제는 예수님을 믿기보다는 자신을 믿은 자만심이었습니다. 그는 목숨까지도 바쳐야 하는 참된 사랑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그는 스승의 실패한 듯 보이는 모습을 보며, 그분의 제자라고 고백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로, 주님을 모른다며 부인해버립니다. 하지만 유다와 달리 그는 참회한 뒤 예수님께 돌아옵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을 배반하고, 체포되자 줄행랑을 쳐버렸던 제자들의 모습을, 비통한 마음으로 떠올리면서 겸손하고 항구한 마음으로 그분의 길을 걸어가야겠습니다. 유다와 같은 영혼의 어둠과 베드로의 인간적 나약을 떠올리며, 주님의 사랑과 은총에 우리 자신을 맡기고, 주님의 뜻을 실행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때때로 주님을 배반하고 죄의 나락에 떨어지더라도,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사랑으로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받아주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다시 사랑하기를 시작해야겠지요. 유다처럼 어둠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여 스스로를 단죄하지 말고, 베드로와 더불어 다시 일어나 사랑이신 주님께 되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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