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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11."닭이 울기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1 조회수3,237 추천수1 반대(0) 신고

요한 13,21-33,36-38(성주간 화요일)

 

 

 

우리는 <성삼일>을 이틀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제자들에게도 어둠과 절망이 깊어갑니다.

 

 

 

오늘 <복음>에는 두 개의 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배반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다의 밤이요, 또 하나는 베드로의 밤입니다. 유다의 밤은 어둠이 짙어져가는 밤이지만, 베드로의 밤은 닭이 울기 전, 새벽이 밝아져오는 밤입니다.

 

 

 

먼저 유다의 밤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산란하시어 드러내놓고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요한 13,21)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배반하는 제자를 마지막까지 사랑하셨습니다.빵을 적셔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빵을 적셔서 주는 것은 애정의 표현이었습니다. 당신을 배반할 제자에게 끝까지 베푸는 충실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랑을 등지고서 밤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면밀히 계획한 바를 어둠 속에서 행했습니다.

 

 

 

이제, 베드로의 밤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장담하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새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38)

 

 

 

베드로는 그렇게 주님을 배반할 의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약한 순간에 그만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닭이 울면, 어둠은 밝아질 것입니다. 사실 베드로는 나약해서가 아니라, 지나친 자기 과신 속에서 넘어졌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넘어질 때는 가장 약할 때가 아니라, 가장 강할 때입니다.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우리가 약할 때는 오히려 강해질 뿐입니다(2고린12,10).

 

 

 

그렇습니다. 우리는 곧잘 넘어집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넘어지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일어서는 존재인 것은 아닙니다. 혹 넘어진 사실을 까달아 알고 뉘우치고 성사를 본다고 해도, 일어선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단지, 넘어진 채로 넘어진 자신을 본 것일 뿐, 비록 용서는 받았다할지라도 일어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 일어선 자만이 빛나는 새벽을 만날 것입니다. 진정, 일어선 자만이 빛 속에 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곧잘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비록 미끄러져 넘어진다 해도, 나아가야 합니다. 미끄러져도 가는 길이 십자가의 길입니다. 아니 죽으리라 알면서도 가는 길이 십자가의 길인 것입니다.

 

이처럼, 그분을 따르는 길은 목숨을 내놓고 가야할 일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먼저 내놓으신 것입니다. 비록 나는 넘어지고 배신했지만, 그분은 배신하는 나를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믿으시며, 희망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내가 채 넘어지기도 전, 이미 넘어질 나를 위해 먼저 목숨을 내놓으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서, 가는 길이 십자가의 길일 것입니다. 아니 죽으러 가는 길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길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유다의 밤은 죄를 깨닫고서도 더 짙은 어둠으로 빠져들어 멸망으로 가는 밤이요, 베드로의 밤은 죄를 깨닫고서는 어둠을 헤치고 밝은 빛으로 나아가는 생명의 밤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가 비록 넘어지더라도 일어나 빛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빛이신 주님, 저를 비추소서! 제가 일어나 빛 속을 걷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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