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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주간 화요일 - 강희재 요셉 신부님 말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1 조회수3,640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주간 화요일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요한 13,36)”

수학(數學)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빨리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환경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혹은 현실적이지 못한 말이라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에 관한 저명한 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계산을 빨리 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컴퓨터나 계산기가 할 일이지요. 계산이 느리고 간혹 실수를 하더라도 수학을 통해 놀랄 만한 뭔가를 이뤄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뛰어난 사고역량을 지닌 사람(Powerful thinkers)은 대상을 연결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문제에 넓이와 깊이를 더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수학(數學)은 속도가 아니라 그것을 통한 깊이를 더해가는 수학(修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수학만이 아닙니다. 교회도 나라도 가정도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성(速成)으로 교리교육을 하고 속성으로 경제부흥을 일으키고 속성으로 관계를 맺고 속성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가운데 우리는 본질적인 것들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과와 성공만을 추구하면서 인격적 관계는 깨지고, 상식과 도리는 무너지고, 삶의 참 가치와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결과와 성공에만 집착한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참혹한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신앙의 거부감을 안겨주었고, 국가는 젊은이들을 경쟁의 소모품으로 전락시켰으며, 가정은 무관심의 온상이 되었고, 개인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행함은 결과가 아니라 깊이에 목적을 두어야 했습니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했습니다. 성공보다 수신(修身)이 먼저였던 것입니다. 재물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어야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 이스카리옷은 진리를 팔아 재물을 얻고자 했습니다. 그는 빛이 아닌 밤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진리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아버지의 영광을 추구하셨습니다.

우리의 현재 모습은 유다 이스카리옷인가 예수님인가? 우리에게 지금 남아 있는 것이 그 답이 되겠지요. 무엇을 잃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묻지 못할 정도로 분주하게 사는 우리들에게 남은 것은 얄팍해진 생각과 가난해져버린 인심, 그리고 불안과 공허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제라도 물어야 합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요한 13,36)” 그리고 이제라도 젊은이들에게 대답해주어야 합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당신 의로움, 당신 구원의 행적을 저의 입은 온종일 이야기하리이다. 하느님, 당신은 저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셨고, 저는 이제껏 당신의 기적을 전하여 왔나이다.(시편 71,15.1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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