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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3 목 / 끝까지 극진히 서로를 섬기는 사랑의 축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2 조회수3,916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주간 목, 주님 만찬 저녁미사 요한 13,1-15(17.4.13)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요한 13,1)





The washing of the Disciples' Feet






끝까지 극진히 서로를 섬기는 사랑의 축제

 

주님만찬 저녁미사는 파스카 신비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며, 그리스도의 내어주는 사랑을 회상하도록 초대합니다.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게 되실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13,1). 시초에 제자들을 사랑으로 부르셨던 그분께서는, 십자가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고 극진히 그들을 사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만찬의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신 다음,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13,4-5).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시기 위해 담갔던 대야에는 사랑의 물이 담겨 있었으나, 빌라도의 대야에는 비겁함과 무책임의 물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주심으로써, 그 극진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손님이 오면 그 집의 하인이 손님의 발을 씻어주었던, 유대 관습과는 달리 처신하신 것입니다. 사실 발을 씻어준다는 것은 비천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친히 인간의 발을 씻어주고 계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충격적인 행위에 몹시 당혹스러웠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고 거부하려 했으나,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13,8) 하십니다. 이어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13,14)고 권고하십니다.

발을 씻어주는 일은 다소 비천하고 달갑지 않은 모든 봉사를 말합니다. 예수님의 발씻김 행위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죄에 얽매여 있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종의 신분을 취하여 인간들의 필요에 전적으로 당신을 내어주고,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사랑으로, 우리 영혼의 어둠에 빛을 밝혀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친히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우리의 죄를 정화시켜 주시고 생명을 건네주시고자 하셨습니다. 우리 사이에, 우리와 함께, 그리고 우리를 위하시는 하느님이 되시고자, 우리의 음식이 되어 먹히시고, 사람의 처분에 당신을 온전히 내맡기신 것은, 오직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아버지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나아가 그 사랑의 선물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서로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친히 발을 씻겨주신 사랑과 헌신적 봉사를 본받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사랑 때문에 자신을 한없이 낮추어, 형제자매를 최고로 존엄한 존재로 떠받들고 섬기는 발씻김을 서둘렀으면 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서로의 밥이 되어주며, 앞을 다투어 기쁨 마음으로 서로를 섬겨야겠습니다. 예수님처럼 죽는 그 순간까지 ‘끝까지’, 그리고 ‘극진히’ 서로를 섬긴다면 이 세상이 밝아지고, 하느님과 상호 섬김 때문에 신명나는 삶의 축제가 열리지 않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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