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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배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3 조회수3,870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배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로부터 철저하게도

배신을 당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배신이라고 하니 너무 거창한

표현 같습니다만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끔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기도 합니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제대로 한방 뒤통수를

맞을 때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보여준 호의와 친절이

철저하게도 준비된 계략이자

올가미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치를 떱니다.

 교회 역사 안에도 다양한 유형의

배신자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배신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민족의 반역자로

여겨지던 세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스승 예수님을

적대자들에게 팔아넘기고 배신한

나머지 이제는 인류역사 안에서

배신자들의 아이콘으로 뚜렷하게

자리 잡은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의 배신은 다른 배신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친구를 배신한다든지

동족을 배신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는 하늘처럼 모시던 스승을,

아니 자신의 주인이자 구원자

하느님을 배신했습니다.

 배신자라고 해서 다 똑같은

배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어떤 면에서 바오로 사도 역시

이스라엘 백성들 입장에서 보면

유다 전통 신앙을 저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선

배신자였습니다.

 베드로 사도 역시 예수님께서

곤경에 처해있을 때 ‘당신도

저 사람과 한패가 아니냐?’는

한 여인의 거듭된 물음에 ‘아니다.

그렇다면 천벌이라도 받겠다.’고

맹세까지 하며 스승님을

거듭 배반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다도 예수님을 배신했지만,

가톨릭교회의 기둥이자 반석이신

두 사도 역시 한때 배신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배신 이후 보여준 태도

여하에 따라 그들의 삶은

180도 뒤바뀌었습니다.

배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아니로구나!’하는 마음에

즉시 가슴을 치며 통곡하던

베드로에게 주님께서는 새 출발의

기회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인간 존재라는 것 참으로

묘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만하면 내 인생이 잘 나간다!’

싶었는데, ‘스승님 품안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했었는데,

잠깐 방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배신자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자기성찰이요

끝도 없는 회심입니다.

그리고 일상적인 겸손입니다.

우리도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배신자로

전락할 때가 있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거부할 때입니다.

고통을 외면할 때입니다.

달콤한 신앙만을

추구할 때입니다.

 복음을 멀리할 때입니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우쭐할 때입니다.

배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이미 당신을

팔아넘기고자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유다 이스카리옷의

회개를 기다리는 예수님,

끝까지 그를 존중하며 최후의

만찬석상에 앉히시는

예수님의 애끓는 사랑이

돋보이는 성목요일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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