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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6 주일 / 죽음으로 내모는 나와 우리의 돌을 치우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16 조회수4,470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 부활 대축일, 요한 20,1-9(17.4.16)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요한 20,1)





The Empty Tomb






죽음으로 내모는 나와 우리의 돌을 치우고

 

예수께서 돌아가신 뒤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허탈감과 절망감에 빠져 있던 사람들 중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여전히 자신의 현실과 자신에게 다가온 아픔에만 시선이 쏠려,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은 상태에서, 슬픔을 안고 달려간 것입니다.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 입구를 막아 놓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도 보이지 않았습니다(20,1-2). 마리아 막달레나의 전갈을 받고 달려온 제자들은, 무덤이 비어 있음을 확인했고, 아마포와 얼굴을 쌌던 수건을 보았으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오히려 당황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발현을 체험하고 나서야, 확고한 부활 신앙을 갖게 될 것입니다.

빈 무덤과 예수님의 발현은 사도들과 여인들 안에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도망가 버렸던 사도들과 여인들이 모여와, 예수님의 죽음을 통하여 자신들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발견하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죽음이 이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며, 치욕스런 실패가 아닌 영광의 승리라는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몬 유다 지도자들의 음모와 폭력, 군중들의 어리석음, 빌라도의 무책임, 로마군사들의 조롱은, 인간의 추악한 몰골의 응집체였습니다. 그들이 지녔던 탐욕과 거짓과 악의와 교만이, 바로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아 가두었던 무덤이었고, 무덤을 막았던 돌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공간에 머물러 계실 분이 아니셨습니다. 빈무덤은, 그 어떤 인간의 힘도, 그분을 죽음의 틀 안에 가두어 둘 수 없었음을 말해주는 결정적 표지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부활은, 세상 그 어떤 세력도 하느님의 생명과 영원한 진리를 죽여 없앨 수 없음을 선언한 우주적 사건입니다.

오늘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인 나는, 오늘도 죽음의 곳간을 만들어 그곳에 불평불만, 열등감과 자기비하, 비합리적 사고, 미움과 냉소, 거짓과 폭력, 하느님보다는 세상의 가치를 섬기는 교만의 돌멩이를 켜켜이 쌓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이 땅의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외면하며, 죽음의 무덤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진리와 복음의 가치보다는, 정치이념이나 세속적 사고방식에 젖어, 주님을 가두는 무덤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겠지요. 하느님의 선과 진리와 정의를 거스르는 나의 말과 생각과 행동의 돌을 치워버려야겠습니다.

부활은 오늘, ‘나’와 ‘우리’ 안에서, 그리고 이 세상 안에서 재현되어야 합니다.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야 할 우리는, 죄악과 탐욕의 돌, 무관심과 냉정함의 돌, 미움과 증오의 돌, 시기와 질투의 돌, 거짓과 불의의 돌, 차별과 불평등의 돌을 치워버려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산 사람과 죽은 사람들을 갈라놓는 ‘무덤 입구의 돌’을 치워버리고 부활의 기쁨을 삶으로 노래했으면 합니다. 알렐루야!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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