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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믿어라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22 조회수4,097 추천수8 반대(1) 신고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믿어라

 

- 윤경재 요셉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4~15)

 

 

 

 

마르코복음서 169절부터 20절까지는 원 마르코복음서 저자의 작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168절에서 끝나는 게 뭔가 아쉬워 후대에 덧붙인 구절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워낙 일찍 작성되고 편집되었기에 정경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문체와 사용된 단어가 원 저자와 다르고 루카복음서와 요한복음서 내용을 잘 아는 후대 사람이 작성했을 거라고 합니다.

 

마침내라는 단어가 9절에서 20절까지의 주제를 엿보게 만들어 줍니다.

 

마르코복음서 전체의 일관된 주제는 메시아의 비밀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명이 하도 놀랍고 벅차 그 당시 제자들을 포함하여 누구도 제대로 예수님의 언행을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의 그런 몰이해가 예수께서 십자가 고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셨는데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마르16,11.13)

 

예수께서는 평소에 소수의 소외받고 길 잃은 양과 같은 사람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생전에 보여주셨던 모습처럼 그대로 행동하셨습니다. 일곱 마귀에 들였고 여인이라 외톨이였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 발현하셨고, 다음으로는 공동체에서 떠나 시골로 가는 두 제자들에게 찾아가셨습니다. 이들은 주님 부활을 목격하고 모두 공동체로 돌아가 그 사실을 보고하고 알렸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즉시 믿지 않았습니다.

 

마침내라는 단어의 의미는 최종적으로, 참다못해, 결국 마지막으로인데 말하는 사람이 어떤 결심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겼다는 뜻이 풍겨 나옵니다. 복음서 저자는 제자들의 몰이해에 마지막 가르침을 주시는 주님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들에게 나타나신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도 다른 복음서처럼 평화를 축복하지 않으셨습니다. 먼저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습니다. 상당히 강한 어조입니다. 불신은 마르코복음 66절 예수님의 고향사람들이 보인 태도이며, 919절 이하 악령 들린 아이의 아버지가 보인 태도를 나타냅니다. 완고한 마음은 105절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느님께 저항하는 태도를 보여 모세의 계명을 받는 걸 나타냅니다.

 

그러시고는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왜 믿지 못했느냐고 추궁하셨습니다.

 

믿음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게 아닙니다.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소수인 그들을 대변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대다수의 이익은 잠시 유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소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잊지 않는 데에 믿음은 정당성을 잃지 않습니다.

 

탈출기의 하느님은 하비루(habiro) , 고향을 떠나 외국 땅에서 유랑하며 노예처럼 빌붙어 사는 사람들을 찾아오셨고 그들을 구하셨습니다. 사실 하비루들은 단일 혈통이 아니었습니다. 출애굽 체험으로 하나의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들 내부의 화합을 위하여 광야에서 방황하는 40년의 세월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복음서 내용에서도 소수자를 더 챙기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마르코복음서 169절 이하 결어를 작성한 저자는 부활하신 주님 뵙기를 간절히 원하였으나 막상 그렇지 못한 초세기 공동체에게 최종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승천하신 주님을 다시 내려오시라고 매달릴 것이 아니라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믿어야 하며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주님 부활을 직접 목격하지 못하고 성경 말씀과 소수의 영적 체험자를 통해 믿어야만 하는 우리에게 남기는 가르침일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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