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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성령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7-04-23 조회수4,277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성령

 

- 윤경재 요셉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20,21~23)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숨과 성령을 하나로 연결합니다. 비슷한 내용이 창세기 27절에서 나옵니다.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느샤마)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이 대목과 연관 지어보면 예수께서 부활하자마자 창조주 하느님처럼 새로운 창조 행위를 수행하신 셈이 됩니다.

 

다만 창세기 언급과 다른 점은 (느샤마)생명체(네페쉬)로 연결되었는데 여기서는 숨을 내쉬는 행위(엠퓌사오)’성령(프뉴마 하기온)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창조가 하느님의 첫 창조와 다르다는 것을 겸손 되게 표현한 것입니다. 먼저 생명이 있고 나서 성령이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형식은 에제키엘 예언자가 주님의 환시를 보고 기록한 데에도 나타납니다. ‘느샤마를 사용한 창세기와 달리 에제키엘 예언서에서는 하느님의 숨 또는 영을 나타내는 단어 루아흐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루아흐를 넣어주는 행위를 두 단계로 나눕니다.

 

그분께서 또 나에게 말씀하셨다. “이 뼈들에게 예언하여라.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주 하느님이 뼈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에게 숨을 불어넣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겠다. 너희에게 힘줄을 놓고 살이 오르게 하며 너희를 살갗으로 씌운 다음, 너희에게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게 하겠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37,4~6)

 

마른 뼈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죄를 지어 멸망한 상태를 상징합니다. 이 뼈들 위에 하느님의 숨인 루아흐를 부어넣으면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나 첫 단계로서 살과 가죽만 씌운 생명체가 됩니다. 또 다시 하느님의 영인 루아흐를 부어넣어야 비로소 ‘~을 아는 체험과 인식을 통한 지혜가 생겨 야훼께서 주님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안다는 동사 야다는 아담과 하와가 창세기 에덴동산에서 선악의 지식(마아아쓰)’ 나무 열매를 따 먹고 서로 벌거벗었음을 아는 것처럼 어떤 체험을 통한 인식을 나타냅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께서 처음 하신 말씀은 평화와 파견입니다. 평화의 인사는 고별담화에 약속하셨던 것으로 유언의 실현이며 부활하신 분이 바로 스승 예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14,27)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보내시지 않으셨습니다. 가장 확실한 능력이며 보증인 성령을 부어주셨습니다. 성령은 어둠에서 진리로 이끌며, 죽음에서 생명을 약속합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사죄권을 부여하셨습니다. 사죄권은 예수께서 병자를 치유하는 기적을 보이실 때 사용하셨으며 하느님의 권능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복음서저자는 두 가지 동사 용서하다(아피에미)’그대로 두다(크라테오)’를 사용하여 대립개념을 설명합니다. 죄의 용서는 누구에게나 포괄적이고 포용력 있게 적용되지만, 일정한 전제 조건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제자들이 자신들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람들의 죄를 용서하고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먼저 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밝혀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가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서는 모습과 자세를 보일 때 그때라야 제자들이 사죄권을 포괄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죄에 관하여 모두 자세히 밝혔음에도 그가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둘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요한3,18)

 

그러므로 제자들의 용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선포하고 그분을 믿는 이들이 예수 안에서 구원을 받도록 이끄는 것이며 용서를 베푸는 분은 실제로는 주님이시며 하느님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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