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5.10."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다." -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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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5-10 | 조회수5,43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요한 12,44-50(부활 4 수)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12장 마지막 부분입니다. <요한복음>을 “표징의 책”과 “영광의 책”으로 나눌 때, “표징의 책”이 끝나는 장면입니다.
<요한복음>이 전하는 수많은 이적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표징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분을 믿지 않았습니다.”(요한 12,37). 예수님께서 이루신 일들을 보고 믿음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의심과 반감을 품고서 죽이려 합니다. <요한복음서>는 이들을 가리켜 자주 “유다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유다인들”은 믿음이 없는 이들을 가리키는 하나의 표징이며,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이고, 하느님의 권능을 보지 못하는 ‘눈 먼 이’를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오늘 <복음>의 앞 장면에서는 <이사야서>의 말씀을 빌려, “마음이 무디고 완고함”(요한 12,40)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무디고 완고한 것은 “그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영광보다도 사람들로부터 오는 영광을 더 사랑했던 것”(요한 12,43)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은 “표징의 책”을 마무리하면서, 예수님께서 그동안 말씀해 온 것들을 요약하고 결단을 촉구합니다. 여기에서는 <요한복음>의 “서문”(요한 1,1-18)인 “로고스 찬가”의 주제들을 다시 울려줍니다. 곧 ‘빛과 어둠’(요한 1,4.5.9.), ‘아버지에 대한 전망과 받아들임’(요한 1,18), ‘자녀로서의 생명’(요한 1,12-13), 곧 믿음과 불신앙, 생명과 죽음의 관계에 대한 구원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서두에서부터 줄곧 계속되어 온 예수님의 빛의 자녀 찾기는 여기에서도 계속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울려 퍼지는 예수님의 간절한 외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2,44)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12,46)
그토록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빛 안에서 구원받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그 빛이 어디서 온 것인지, 또 어디를 향하여 나아가는 빛인지도 밝히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요한 12,44-45)
이는 “내 가르침은 내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것입니다”(요한 7, 16)의 말씀을 떠올려줍니다. 이를 두고, 크리스토무스는 ‘누가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것과 비슷하다.물은 강의 물이 아니라 원천에서 온다.’라고 설명하면서, ‘당신의 근원을 지시하는 있다’고 말합니다. 곧 예수님 스스로가 원천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가 원천임을 말해줍니다. 또한, 당신은 “누가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하여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요한 12,47)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 대한 심판은 마지막 날에 스스로에 의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명령을 따름임을 밝히십니다. “나는 그분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요한 12,50)
“명령”(εντολη)은 ‘계명’을 의미하는데, 곧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이미 주어졌고 생명을 줍니다. 곧 예수님의 말씀 이면에는 아버지의 권능이 있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에게 영원한 생명이 주어집니다.
그러니, 말씀이 바로 빛이십니다. 길은 이미 잘 닦여 있고, 빛이신 말씀으로 환히 비추고 있습니다. 이토록 아버지께 향하는 길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성령의 엔진을 달고 힘차게 달려야 할 때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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