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5주 목요일

요한 15,9-11(17.5.18)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요한 15,9.11)

"비인간화에서 벗어나

인간 존엄으로 가는 길"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사랑을 위해 살아갑니다.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사랑의 관계를 맺을 때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기쁨을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랑이 살아가는

근원적인 힘이요,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사랑 없음이

비인간화의 시작이요,

사랑 회복이

인간화의 길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두에게

충만한 기쁨을 선물로

주고자 하십니다(15,11)

이 기쁨은 물질의

소유나 감각적 만족,

심리적 정서적 욕구 충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지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그런데 충만한 기쁨은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 때(15,10)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나를 있게 하고,

우리를 있게 하신 하느님의 창조의

사랑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의

고통을 받아들이시고 함께 져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 잊을 수 없는 거룩한 사랑의

기억 속에서 사랑을 호흡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그분 외에 다른 데서 사랑을

찾지 않음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그 어떤

인간적 사랑이나

 현세적인 것에 대한

애정이나 호감 위에

두는 것을 뜻합니다.

그분의 사랑으로 모든 사람과

피조물을 사랑하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사랑이신 그분을 내 삶의 이유요

목적이며 힘으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사랑도, 인내도, 용서도 예수님의

사랑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피조물도 하느님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의 결정적 표지이신

예수님은, 늘 그렇게 우리 사랑의

출발점이요 종착점이십니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람은,

결코 자기 이익을 추구하거나

자신을 합리화하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항구하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여(15,10)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묾으로써,

충만한 기쁨을 누려야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병든 이들과 죄인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보여주셨던 예수님의 마음과

몸짓으로 사랑함으로써,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행복한 우리였으면 합니다.

오늘의 시대는 거짓되고

피상적인 사랑,

계산되고 속화된 사랑,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사랑으로 넘쳐납니다.

 한마디로 인간화의 핵심이자

지름길인 예수님의 사랑이

빠져버린 결과 비인간화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 빈자리에 탐욕과 거짓과

쾌락의 추구, 불의와 차별 등이

버젓이 서 있음을 직시해야겠습니다.

오늘 5.18 광주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모두가 참되고 충만한 기쁨 안에

살기 위하여, 세상 것에 휘둘리거나

집착하지 않고, 보이는 세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그분 사랑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인간존엄의 길을

 살려나가고, 그 사랑으로 반생명적

 움직임, 인권침해, 탐욕이 빚어낸

비정규직과 극심한 빈부격차,

환경파괴, 폭력과 차별 등

 비인간화의 현실을 회복해나가는

 도구가 되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회)